[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실적 부진으로 대기업들의 투자에 적신호가 들어오면서 코스닥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기업이 설비투자 등 신규 투자를 중단하거나 줄이게 되면 후방 협력사인 중견기업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게되고 이는 2·3차 협력사군인 수많은 중소·벤처기업이 어려워지는 연쇄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이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적부진에 빠진 대기업, 신규 투자 위축 우려=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 228조6900억원에 영업이익 36조7900억원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거뒀지만 4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대로 추락하면서 불안감을 주고 있다.

현대차도 지난해 매출 87조3076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3.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조3155억원으로 1.5% 감소했다. 기아차 역시 매출은 47조5979억원으로 전년 대비 0.8%로 간신히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9.8% 감소한 3조1771억원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LG전자는 매출액 58조1404억원, 영업이익 1조284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와 6% 늘었지만 주력인 스마트폰의 적자는 4분기에도 이어졌다.

이에 따라 대기업들이 실적 부진을 이유로 신규투자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그룹을 포함한 30대그룹의 올해 신규투자 금액은 155조원으로, 지난해 투자목표 금액 154조7000억원과 비슷하다. 2012년의 151조원과도 별 차이가 없다.

이처럼 정체된 신규투자 마저도 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실제 집행금액은 140조원 전후에 그치고 있다.

결국 대기업의 신규투자 위축은 국내 설비투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설비투자는 전년보다 1.5% 감소하면서 2012년(-1.9%)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코스닥기업 경영난 가중…2ㆍ3차 도미노 우려=대기업의 신규 투자 정체에 따른 국내 설비투자 감소는 장비관련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4대 그룹의 경우 국내보다 해외 투자비중이 늘고 있는 것도 국내 코스닥 기업들에 악재 요인이다.

반도체장비 관련 한 코스닥 상장사의 최고경영자(CEO)는 “삼성 등 대기업이 신규투자금액을 늘렸지만 많은 부분이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수혜가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며 “그나마 투자가 늘고 있는 반도체장비 외 다른 분야는 대기업 투자 침체로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유욱재 IBK투자증권 중견중소기업(SME) 분석팀장은 “코스닥이 제대로 살아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데 최근 3년간 대기업의 신규투자는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각종 규제 등으로 인해 대기업들이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도 코스닥기업들에 악재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도 “중소기업들의 이익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대기업들의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확대되는 경기 확장 국면에 접어들어야 하는데, 이는 2015년 쯤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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