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무엇이든 대행해드립니다.”

애인, 하객, 조문객 대행 등 다양한 역할대행 서비스 업체가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대행 업체는 역할에 따라 고객들로부터 3만~20만원 사이의 요금을 받으며 이 가운데 30~50%의 수수료를 떼고 난 금액은 역할 대행 도우미(아르바이트)에게 건넨다. 고객 입장에선 사정에 따라 사람을 구할 수 있고 아르바이트생은 비교적 쉽게 돈을 벌 수 있어 업체는 날로 성행 중이다.

하지만 역할 대행 서비스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높다.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 자체가 거짓말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신분을 속여야만 하는 대행 아르바이트는 금전거래가 끼어 있을 경우 사기로 이어질 우려도 높다.

기자가 한 하객 대행업체에 전화를 걸어 “상견례 자리에 필요한 부모를 구할 수 있냐”고 문의하자 이 업체 관계자는 “4~5년 경험이 있는 베테랑으로 구해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가격은 1인당 20만원.

이 관계자는 “상견례의 경우 멀뚱히 앉아 있기만 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연기에 능숙한 사람을 섭외해야 해서 비교적 단가가 비싸다”며 “계약금이 들어오고 개인정보를 메일로 보내면 연기자와 입을 맞춰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겠다”고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였다.

업체들은 ‘외설적이거나 폭력적인 경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등의 내부지침을 정해두고 있지만 사실상 불법행위를 규제하거나 감독할 기관이 없다는 게 문제다.

이에 결혼사기에 이용될 변질의 위험도 안고 있는 만큼 사회적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일선서 수사과장은 “결혼 사기에 부모 역할로 동원됐을 경우, 만약 사기행각을 알면서도 부모 역할을 했다면 사기 방조나 공범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설령 사기를 미리 공모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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