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고(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 로비 의혹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성완종 리스트’ 속에 등장하는 정치권 인사가 경남기업 측을 회유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남기업 전ㆍ현직 인사들이 신원 불명의 인사들과 통화한 내역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검찰은 이번 주 중 성 전 회장의 측근들을 잇따라 불러 금품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정치인들의 회유로 조직적인 증거인멸 시도가 있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뇌물 공여자가 사망한 상황에서 정치인들의 엇갈린 증언과 경남기업 측과 정치인들의 증거 인멸 정황, 핵심 증인의 신변 위협 논란 등으로 실체적 진실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검찰 수사가 성 전 회장의 측근들에 대한 소환조사로 새로운 반전을 맞게 될 지 주목된다.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은 리스트에 기재된 정치인이 경남기업 측 인사를 회유했을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을 여러 개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최근 성완종 전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경남기업 전ㆍ현직 인사를 포함한 사건 관계자 11명의 휴대전화 통화기록과 송ㆍ수신 기지국 위치 정보, 주거지 압수수색 결과물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이 같은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11명의 통화내역과 위치 정보 등에는 본인의 통상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신원 불명의 인사들과 접촉한 단서가 여러 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에는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인 이모씨와 경남기업 전 상무 박준호씨, 경남기업 전 부사장 윤 모씨 등이 핵심 측근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단서가 남은 시기는 성 전 회장이 리스트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달 9일부터 특별수사팀 수사가 시작되고 전방위 압수수색이 이뤄진 지난 15일 사이다.

성 전 회장 측근들이 개인 컴퓨터나 휴대전화에서 삭제한 자료 중에는 ‘신원 불명’의 인사나 ‘제3의 인물’이 누구인지를 추측하게 하는 정황도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삭제된 자료는 지워진 일시가 정확하게 드러나 있었다”며 “증거인멸 시도와의 연관성을 면밀히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5일 경남기업 본사 압수수색을 앞두고 이 회사가 조직적으로 사내 CCTV를 꺼둔 채 증거 자료를 건물 밖으로 빼돌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최측근들을 통해 ‘자료 반출’을 지시 또는 주도한 사람이 리스트 속 정치인 측으로부터 회유를 받은 정황이 발견된 인물과 같은 사람인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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