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강력범죄의 재판 시 범죄 피해자들이 검사석에 동석해 필요한 경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강창일 민주당 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 법사위에 제출했다고 8일 밝혔다.
현재의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재판절차에서 피해자는 여전히 주체가 되지 못하고, 증언을 하거나 자기 의견을 개진하려면 증인 신청을 해 증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자신의 의견을 즉시 개진키 어려운 구조로 돼 있다. 이는 피의자나 그 대리인이 피의자석에 앉아 언제든지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것과 대비된다.
개정안은 살인, 상해, 성범죄, 강도 등 강력범죄의 경우 피해자나 그의 법정대리인 또는 이들로부터 참가의 위임을 받은 변호인이 해당 사건의 공판 절차에 참가하며, 일정 범위에서 증인신문 및 피고인신문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장규원 원광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대검의 의뢰로 연구한 ‘검찰의 피해자 보호 업무에 관한 혁신적 제도 연구’ 보고서(헤럴드경제 1월 6일자 10면 참조)에서 이같은 내용을 지적하면서 범죄 피해자나 대리인 혹은 변호사가 검사석에 동석해 재판에 참가하며, 필요한 경우 검사에 의견을 개진해 적극적으로 말할 권리를 갖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본은 살인이나 성폭력 등 흉악범죄의 경우 피해자나 유족이 재판에 참여해 피고인을 신문하고 양형 의견을 제시하는 제도를 2008년 12월부터 시행 중이며, 미국은 피해자의 변호인 선임권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양형이나 가석방 결정에도 피해자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보고서는 우선 범죄 피해자가 범죄 상황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강력 범죄 등에서부터 이를 시행하되, 피해자의 신분이 노출되면서 발생하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피해자 진술의 비공개 제도 및 중계 신문, 차폐 신문 등의 방안도 추진하며, 신뢰관계인 혹은 피해자 국선 전담 변호사의 동석을 통해 피해자의 심리를 안정시키고 증언의 신뢰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아직은 아이디어 차원이지만 가해자와 피해자를 화해시키고 피해자의 인권을 높이는 ‘회복적 사법 모델’에 적합하다고 보고 제도 개선 등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