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서울시 ‘120다산콜센터’ 상담 직원들이 과도한 감정노동과 열악한 근무여건으로 심각한 인권침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가 다산콜센터를 복수의 민간 업체에 위탁해 경쟁시키는데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인권자문기구인 서울시 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다산콜센터 상담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과도한 감정노동 ▷열악한 노동환경 ▷휴식권 미준수 및 일ㆍ가정 양립 애로 ▷폭언과 성희롱 ▷전자감시 등 인권침해에 시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상담사들은 민원인의 무리한 요구도 응대해야 하는 과도한 업무 범위와 상대방의 폭언에도 웃는 목소리로 대답해야 하는 등 극도의 감정노동으로 건강권과 노동인권을 침해당하고 있다. 일부 상담사에게는 개인 책상과 키보드가 지급되지 않고, 사무실 이산화탄소 농도가 국제기준은 물론 일반 사무실 평균치의 2∼3배에 달하는 등 노동환경이 열악했다.
또 병가나 조퇴를 마음대로 내지 못하는 등 휴가권이 지켜지지 않고, 가족친화제도가 미흡해 일과 가정의 양립도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민원인의 폭언과 성희롱을 당해도 3회까지 참은 후 전화를 끊도록 규정돼 있는 등 언어폭력에도 무방비로 노출됐다.
인권위는 상담사들이 월평균 ‘인격무시 발언’ 8.8회, ‘무리한 요구’ 8.8회, ‘폭언이나 욕설’ 6.5회, ‘성희롱’ 4.1회를 경험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상담사의 통화, 대기, 휴식, 통화시간, 화장실 이용시간 등 일거수 일투족이 상세히 모니터링되는 것도 직무스트레스를 높이는 원인으로 지적됐다.
인권위는 이 같은 상담사의 인권침해는 서울시가 다산콜센터를 복수의 민간 업체에 민간 위탁해 경쟁을 유도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이에 따라 서울시에 ▷과도한 감정노동 해소와 실질적인 건강권 보장 ▷휴식권 보장과 폭언ㆍ성희롱에서 보호 ▷근로환경 개선과 전자감시 등 노동통제 금지 ▷직접고용 등 4개항을 권고했다.
원권식 서울시 시민봉사담당관은 “이미 위탁사 평가제도 완화, 힐링룸 운영, 공기질 개선장비 구비, 휴가제도 변경 등 상담사의 인권보호대책을 추진 중”이라면서 “권고사항을 검토하고 대책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또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이달 중 연구용역을 시작해 올해 상반기 중 시행, 처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