⑧ 오현세 한화자산운용 채권본부장

유행따른 투자상품 선택보다 포트폴리오부터 세운후 정해야

지난해 국내 회사채시장은 ‘동양사태’로 투자자에게 큰 혼란을 줬다. 가장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는 채권이 자존심을 구긴 것이다. 신용등급 하향도 속출해 1998년 IMF 위기 사태(61건) 이후 가장 많은 48건의 등급 하향이 이뤄졌다.

오현세<사진> 한화자산운용 채권본부장은 “채권이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소액 채권의 수익률만 좇다보니 생긴 현상”이라며 “‘변동성이 낮은 가장 안전한 자산’이란 매력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자산관리 안전판’ 채권은 필수=오 본부장은 “자산관리를 하는 모든 사람은 채권을 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다만 그 비중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는 “기관이나 개인이나 자산운용 원리는 같다”며 “먼저 자신의 성향을 따져 어느 자산에 몇 퍼센트를 배분할지 정하고 그다음에 적합한 상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행에 휩쓸리듯 투자상품을 고르지 말고 자산이 많든 적든 포트폴리오부터 세우라는 것이다.

채권은 그 가운데 안전판 같은 역할을 한다. 다른 어떤 상품보다 채권은 변동성이 낮다. 오 본부장은 수익률에만 투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오 본부장은 “지난해 큰 인기를 끈 ‘중위험-중수익 상품’들도 채권형 상품보다 리스크가 높다”며 “‘중’이란 건 수익률뿐 아니라 리스크도 그만큼 높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장률보다 중요한 게 체감경기=오 본부장은 2014년이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하는 사람들은 원래 비관론자”라며 너털웃음을 지었지만 그가 밝힌 전망은 웃고 넘길 수만은 없다.

오 본부장은 “한국은행이 올해 3.8%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길거리 사람들을 보면 결코 좋아진 것 같지 않다”며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국민에게 와닿는 체감경기”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체감경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건설인데 한은도 건설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최근 불거진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위기가 한국까지 퍼지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펀더멘털(기초여건)상 한국은 위기를 겪는 국가와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금리 역시 좁은 범위에서 변동폭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오 본부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리는 하향 트렌드를 이어왔지만 올해가 마무리 국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경기가 확 좋아지지 않을 것이란 맥락에서 금리 역시 갑작스럽게 반전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어려운 시장, ‘50bp의 싸움’=오 본부장은 “올해는 본연의 채권형 상품을 만드는 것이 최대 화두”라고 말했다.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이자수익은 보장하면서 추가로 초과수익을 내야 하는 것이다. 은행 예금 금리보다 최소한 50bp(베이시스포인트ㆍ1bp=0.01%) 이상 내는 것이 그의 올해 목표다. 즉 리스크 없이 3% 초반대 수익률을 내는 것이다. 그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채권 본연의 매력으로 승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는 건 탄탄한 리서치팀이 있기 때문이다.

한화자산운용은 1998년 업계 최초로 채권리서치팀을 꾸렸다. 리서치팀은 종목 선별은 물론 투자 한도를 정하고 신용평가사와 별개로 자체 등급까지 부여한다. 오 본부장은 “회사채 양극화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남들과 똑같이 사서 파는 건 의미가 없다”며 “등급이 낮더라도 성장성(등급상향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얼마나 잘 찾아내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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