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싱어2’ 조승욱 PD·조홍경 보컬트레이너
종편 예능의 단골인 ‘떼토크’도, 자극적인 ‘19금 토크’도 아니었다. “진짜와 가짜를 찾는 프로그램과 숱한 모창 프로그램을 접목”해 만든 게 ‘히든싱어’였다. 다섯 명의 모창 능력자 사이에서 1명의 진짜 가수를 찾는 ‘단순한 게임쇼’에 그치지 않고 정체성으로 승부했다. 특정 가수의 역사를 훑어가는 ‘헌정쇼’가 그것이다. 시청자가 반응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히든싱어 2’ 왕중왕전은 분당 최고 11.4%, 평균 9.1%(닐슨코리아 집계)까지 치솟았다. 최근 서울 순화동 JTBC 사옥에서 만난 ‘히든싱어 2’의 두 주역, 조승욱 PD와 조홍경 보컬트레이너(보이스펙트 원장)의 얼굴엔 담담한 미소가 번졌다.
“음악이라곤 어릴 적 배운 피아노 석 달이 전부”이고, “고교 시절엔 핑크플로이드를 좋아했다”는 조 PD는 KBS 시절부터 ‘윤도현의 러브레터’ 등 음악 예능을 주로 연출했다. JTBC로 이적해 ‘히든싱어’를 내놓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첫 작품은 오디션 프로그램 ‘메이드 인 유’. 완전히 참패였다. ‘실패한 PD’는 ‘목소리의 마술사’와 만나 ‘착한 예능’으로 대박을 써냈다.
“ ‘맨땅에 헤딩’이었죠. 지원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시즌 2’ 12편에서 60명의 도전자가 나오는데 100명이 조금 넘었죠. 그 모창 능력자들을 석 주간 훈련시켜 내보내는 거예요. 프로그램의 기본 룰은 초기에 정립됐고, 시즌 1 말미에 지금의 틀이 잡혔어요. 제작진도 프로그램과 함께 성장하는 시간이었어요.”(조승욱ㆍ조홍경)
무수한 음악 예능과의 차별점은 일단 ‘실력’이었다. “모창 능력자들의 실력이 형편없다면 프로그램은 바닥을 칠 것”이라는 공감대가 두 사람 사이에 있었다. 조 PD의 눈높이를 맞춰줄 일등 조력자는 바로 Mnet ‘슈퍼스타K 1’을 시작으로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목청킹’, MBC ‘위대한 탄생’까지 도맡았던 조 원장이었다.
경이롭기까지 한 모창 능력자들의 실력에 ‘스토리’가 더해졌다. “모창은 선천적인 재능이 아니더라고요. 그 가수와 노래가 얼마나 좋으면 그렇게까지 따라불렀을까요? 모창은 진정한 팬의 또 다른 이름이고, ‘히든싱어’는 가수와 팬의 감정 교류 드라마였던 것 같아요.”(조승욱)
다만 난관이 있었다. 시즌 1부터 모창 능력자가 원조 가수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과제가 수차례 거론됐다. 조 PD는 “승부에 집착은 없었는데, 시즌 1의 후반부로 갈수록 ‘짜여진 각본이 아니냐’는 이야기에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했다. “ ‘모창 능력자가 한 번은 이겨야 숨통이 트이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원조 가수를 이긴 모창 능력자가 시즌 2의 신승훈, 조성모 편에서 나왔다. 2라운드에서 탈락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도전자들과 뒤풀이까지 했던 조성모는 ‘진짜 대인배’라고 조 원장은 생각한다. “한 가수를 위한 헌정쇼”이면서도 “냉정한 승부의 세계로 원조 가수를 들었다 놨다 하는 것”(조홍경)도 이 프로그램만의 매력이다.
실력과 스토리가 가수의 숨은 음악과 만나자,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를 원하는 가수도 늘었다고 한다. “ ‘승부의 세계’가 존재해도 ‘패자 없는 방송’이었고, 가수들의 음악 인생을 더듬는 것이 영광의 자리”(조홍경)로 여겨지는 덕분이다. 히트 상품인 탓에 당연히 ‘시즌 3’에 대한 기대가 크다. 조 PD는 차기작에 대해 “꼭 음악 예능을 고집하진 않는다”며 “대신 지루한 예능은 딱 싫다. 5% 정도의 특별한 향기가 들어간 프로그램이라면 좋겠다. 그 5%는 개성일 수도 있고, 인간적인 향기일 수도 있다”고 했지만 차기작은 다시 한 번 음악 예능 ‘히든싱어’다. 시즌 3는 올 8월 시작된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