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버냉키 쇼크부터 아르헨티나 리스크까지.’ 국내 증시가 대외 불확실성에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자금이 위험관리 상품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상승과 하락 모두에 베팅할 수 있는 ‘롱쇼트 전략’으로 운용되는 자금은 최근 4조원을 넘기면서 중위험ㆍ중수익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롱쇼트전략은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종목을 매수(long)하고 주가가 하락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공매도(short)해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거두는 방식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한국 경제가 ‘저성장ㆍ저금리’에 접어든 데다가 대외 불확실성에 변동성이 커진 만큼 ‘중위험ㆍ중수익’인 롱쇼트 상품으로의 투자자금 유입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롱쇼트 전략을 사용하는 가장 대표적인 상품은 헤지펀드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80% 가까이가 롱쇼트 운용전략을 쓰고 있다. 최근 헤지펀드 설정액이 2조원을 넘어서면서 롱쇼트 헤지펀드 설정 규모는 1조6000억원가량이 됐다.
최소 투자자금을 5억원으로 제한한 헤지펀드와 달리, 진입 문턱이 낮아 지난해 선풍적 인기를 끈 롱쇼트펀드 역시 설정액이 2조원을 향해가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롱쇼트 전략 펀드의 설정액은 1조7000억원 수준으로, 올 들어서만 2500억원이 유입됐다.
금융투자업계는 주가연계증권(ELS)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시장에서도 1조원 안팎의 자금이 롱쇼트 운용에 사용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자산가들은 특히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투자에 나서는 편이기 때문에 하락장에서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인 롱쇼트 펀드의 인기가 꾸준하다”면서 “특히 트러스톤다이나믹이나 마이다스거북이 등 인기 롱쇼트 펀드의 경우 포트폴리오에서 확실하게 비중을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롱쇼트 펀드 가운데 설정액 1위인 트러스톤의 다이나믹코리아50 펀드는 올 들어서만 1700억원의 투자자금이 몰렸다. 업계는 위험관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롱쇼트 전략이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상수 삼성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본부장은 “펀드당 가입 인원을 49명으로 맞춰야 하는 한국형 헤지펀드 특성상, 가입을 원하는 고객을 다 받을 수 없다보니 최소 투자자금을 5억원에서 부득이하게 10억원으로 올렸다”고 전했다.
롱쇼트 운용전략에서 이름을 날린 펀드매니저 영입 경쟁도 치열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최대 공모형 롱쇼트펀드인 트러스톤 다이나믹 코리아시리즈의 펀드매니저인 김주형 트러스톤 AI(대체투자) 운용본부장을 영입했다. 헤지펀드를 운용 중인 미래에셋이 공모형 롱쇼트펀드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KB자산운용도 지난해 말 KB코리아 롱쇼트 펀드를 출시하면서 하나UBS에서 헤지펀드를 운용한 경력의 정병훈 펀드매니저를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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