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윤현종 기자]지난 2월, 영국의 세계적인 브랜드컨설팅기업 브랜드파이낸스가 전 세계 기업의 브랜드가치를 금액으로 매긴 순위를 발표했습니다. 공개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1위는 애플이었습니다. 브랜드 가치는 1283억달러(한화 145조원 가량)입니다. 삼성이 2위였는데요, 817억달러(92조4900억원)정도의 브랜드가치를 지닌 것으로 집계됐죠. 3위는 구글로 브랜드가치 766억8000만달러(86조8000억원)를 찍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이달 초 국내 언론에도 보도된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 보고서에 같이 담겨 있었지만 거의 모든 국내 매체에 소개 안된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강한 브랜드(Powerful Brand) 순위입니다. 여기엔 애플은 물론 삼성도 구글도 없습니다. 또 이 3개 브랜드의 등급(Brand Rating)은 브랜드파이낸스가 조사한 기업 중 최소 12위권 바깥에 머물렀습니다. 대신 1∼12위를 모두 ‘파워풀’한 브랜드들이 가져갔습니다.
그럼, 이 브랜드 영향력이란 잣대로 세계를 휘어잡은 기업은 어디일까요. 그리고 이들 기업 주인은 누구일까요.
▶‘힘 센’ 브랜드는 따로 있다=먼저 순위부터 알려드리죠.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브랜드는 블록의 대명사가 된 ‘레고’입니다. 100점 만점으로 매긴 브랜드파워지수(BSIㆍBrand Strength Index)에서 레고는 93.4를 기록했습니다.
2위는 글로벌 회계컨설팅그룹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였습니다. BSI는 91.8로 집계됐습니다. 에너지음료로 잘 알려진 ‘레드불’이 뒤를 이었습니다. BSI 91.1을 찍었죠.
그밖에 유니레버ㆍ맥킨지가 영향력이 센 브랜드 공동 4위에 올랐습니다. 이어 명품브랜드 버버리ㆍ롤렉스ㆍ로레알ㆍ페라리 등이 나란히 줄을 섰습니다. 월트디즈니픽처스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들 브랜드가 애플ㆍ삼성ㆍ구글을 밀어낸 건 BSI가 월등히 높았기 때문입니다. 브랜드파이낸스는 BSI가 “마케팅과 브랜드 관리에 가장 직접적이고 쉽게 영향을 미치는 분석도구”라고 설명합니다. BSI를 산출하는 요소는 해당기업의 마케팅투자ㆍ브랜드 순가치(Brand Equity)ㆍ영업영향력ㆍ브랜드신뢰도 등입니다. 이 신뢰도는 해당기업의 고객ㆍ직원ㆍ주주 의견을 종합한 것이라고 브랜드파이낸스는 덧붙입니다. 그리고 BSI는 기업들 브랜드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할 때도 가장 먼저 고려하는 지수로 활용됩니다.
영향력 강한 브랜드의 특징이 또 한가지 있습니다. 바로 브랜드등급(Brand Rating)인데요. 브랜드파이낸스는 이 등급이 해당 브랜드의 미래 잠재력을 가늠하는 지표라고 소개합니다. 이번에 발표된 영향력 강한 브랜드 상위 12개는 모두 이 분야 최고등급(AAA+)을 받았습니다.
반면 애플은 한 등급 낮은 AAA였습니다. 브랜드파이낸스는 “(애플의 경우) 지난해 9월 아이클라우드가 해킹 당해 유명 연예인 사진이 유출되는 등 논란이 있었다”고 그 이유를 설명합니다. 구글도 AAA입니다. 삼성은 금액으로 집계된 브랜드 가치가 2위였지만 브랜드 등급은 작년보다 한 계단 내려간 AAA-로 3개 기업 중엔 가장 낮았습니다.
▶세계 ‘브랜드 리치’ 3인방=그럼 세계 최고 영향력을 갖춘 브랜드 주인의 면면을 살펴볼까요.
먼저 영향력 1위를 차지한 레고의 주인은 덴마크의 크옐 키르크 크리스티안센 (67)회장입니다. 포브스가 집계한 그의 순자산 규모는 92억달러로 덴마크에서 가장 많습니다. 레고는 오너기업이면서도 단순한 지배구조로 유명한데요. 크리스티안센 가족이 운영하는 지주회사가 지분의 75%, 레고재단이 25%를 소유한 형태입니다. 점점 커지는 레고의 브랜드파워를 반영하듯, 크리스티안센 회장의 자산은 5년 전 35억달러에서 2.6배이상 뛰었습니다.
2위인 pwc는 세계 158개국 기업 및 공공기관에 회계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비상장 기업 입니다. 미국 5대 비상장사인 pwc의 매출은 340억달러 규모인데요.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현재 데니스 낼리(Dennis M. Nally)란 인물이 최고경영책임자(CEO)입니다. 42년째 pwc에서 일하고 있는 그의 자산현황 등은 사실상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다만 블룸버그는 “4개 산업분야에 걸친 3개 기업의 이사회 일원”이라고 낼리를 소개합니다.
브랜드 영향력 세계 3위인 레드불은 현재 오스트리아의 디트리히 마테쉬츠(70)공동창업자가 책임지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최대부호이기도 한 마테쉬츠의 순자산은 98억달러로 5년새 2.4배정도 불어났습니다.
레드불도 비상장기업인데요. 지분은 마테쉬츠가 49%를 보유 중입니다. 나머지 51%는 또 다른 창업자인 태국의 유터위아 가문의 몫입니다.
데이비드 하이 브랜드파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상업 브랜드는 돈을 벌게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금액으로 매겨진 브랜드 가치 순위는 애플 등 3개 기업이 ‘현재 돈을 가장 많이 벌게 해주는 브랜드’를 갖고 있다는 걸 보여준 셈입니다.
그러나 BSI와 등급 등으로 매긴 ‘파워풀 브랜드’는 의외의 인물 3인방 손에 있었습니다. 고객이 앞으로 계속 지갑을 열고 싶게 하는 브랜드는 이들의 몫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