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저물기 시작하는 저녁 7시, 판교테크노밸리의 거리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일반 기업의 직원이라면 으레 퇴근할 시간이지만 이곳 사람들의 손에는 짐 가방 대신 지갑을 포함한 간단한 소지품이 들려 있을 뿐이다. 저녁 식사를 위해 나온 직원들, 야근이 예정된 사람들이었다. 8~10인분의 샌드위치를 사 들고 회사로 들어가는 사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판교테크노밸리의 7시는 야근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IT개발자들에게 야근은 일상이지만, 개발사와 연구센터 등이 모여 있는 이곳 판교의 하루는 더욱 늦게 끝난다.

H스퀘어 인근에서 만난 한 게임회사 직원은 몇 시께 퇴근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보통 새벽 3~4시에 퇴근한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 직원은 “서울 도심과 떨어진 데다 아직 이 지역에 편의시설이 다 갖춰져 있지 않아 회사에서 다양한 복지시설을 갖춰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성남시 정책상 판교 테크노밸리 일부 지역에는 일체의 상업시설이 들어올 수 없다. 때문에 한게임, 게임하이 등 이 지역에 위치한 기업들은 식사 외에도 간식도 제공하는 등 밤 늦게까지 일해야 하는 직원들의 허기를 달래 주고 있다.

일부 개발자들은 잦은 야근보다는 판교의 교통 시스템과 주택가격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회사 인근으로 이사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최근 판교 지역의 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게 사실이다. 일부 개발자들은 “개발자 임금에 꿈도 못 꾼다”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때문에 많은 기업들은 현재 서울ㆍ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직원들이 야근 후 귀가할 수 있도록 택시비를 보전해 주거나 셔틀버스를 운영하며 출퇴근을 돕는 상황이다. 아이디스에서 1년째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근무하고 있는 김모(36) 씨는 “11시 이후에 끝나면 회사에서 택시비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에 거주한다는 차모(31) 씨는 “지하철을 타고 퇴근하려면 3번 환승해야 한다”며 “서울시에서 현재 시범 운행 중인 심야버스 제도가 판교에도 도입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판교=서지혜 기자ㆍ김지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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