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산업부]산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블랙아웃’ 의 위협에 맞딱뜨렸다. 국내 원자력 발전소가 잇따라 가동을 중단해서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닥치면 최악의 전력난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에 따라 내로라하는 기업도 전력이 새어나갈 수 있는 틈을 막느라 부심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아껴야 핵심 공정 라인이 멈춰서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체 에너지 감시단을 운영하거나 협력사에 에너지 절감 방안을 컨설팅해주는 곳도 있다. 옷차림도 예년보다 한달 가량 이른 시점에 노타이에 반팔 셔츠를 입도록 해 냉방 전력을 줄이려는 업체도 적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전력) 상황을 예의 주시중”이라며 “블랙아웃 비상은 재계로서도 큰 부담이라는 점에서 지난해 이상의 절전대책을 마련ㆍ시행해야 한다는 게 공통 인식”이라고 말했다.

▶“새는 전기도 다시보자”…에너지 손실률 제로에 도전= LG전자 창원공장은 에너지 감시단을 운영하고 있다. 공장 내부를 돌아다니며 손실되고 있는 에너지를 직접 찾아 해결한다. 10여명의 감시단원들이 24시간 교대로 공장내부의 에너지 루트를 살피며, 전기ㆍ스팀 누설을 점검한다. 각종 전기제품 스위치를 확인하는 등 세심한 점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사업부별 특별점검을 실시해 에너지 손실률을 제로에 가깝게 관리하고 있다.

LG전자는 에너지 사용이 증가하는 하ㆍ동절기에 가동하는 ‘전사 에너지 절약 태스크’를 올해도 운영한다. 일일 피크전력 관리, 에너지절약 모니터링 강화와 함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생산 차질 최소화를 위한 대응 시나리오를 가동한다. 지난해 7~8월에는 ‘전사 에너지 절약 태스크’를 실시한 결과, 애초 예상했던 전기사용량 대비 약 10%를 절감해 약 20억 원의 전기료 절감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생산현장에서 ‘피크시간 의무 절전’(오후 2~5시)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생산 이외 지역 조명, 공조 제어, 비가동 설비 전원 차단하고 ·노후설비를 저전력ㆍ고효율 설비로 교체 등을 추진한다. 다만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연속가동이 필요한 공정 등은 제외된다.

현대ㆍ기아차 등 완성차 공장은 전력 사용을 확 줄일 수 없기에 비용 절감 측면에서 소등을 생활화 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유통업체인 이마트는 협력사가 공정개선, 고효율 설비 교체 등으로 에너지가 샐 수 있는 부분을 개선할 수 있도록 기술적 컨설팅을 진행한다. 2008년부터 시작한 이 프로젝트로 현재까지 116개 협력사가 도움을 받았으며, 1400만Kwh 전력을 절감했다. 이마트 전사적으로는 31일부터 146개 매장에서 전년대비 2200만Kwh를 절감해 전력 사용 목표를 9억1000만Kwh로 잡았다. 이마트의 지난해 전력 사용량은 9억3200만Kwh로, 26만세대 규모의 아파트 연간사용 전력량과 비슷한 규모의 전력을 사용했다.

▶벗어라, 전기료가 줄어들 것이니=현대ㆍ기아차는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하절기 근무복을 조기 착용하기로 했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1개월 가량 빠른 6월 초부터 하절기 근무복을 입는다. 기간도 9월말까지로 늘렸다. 남자 직원은 노 타이, 노 자켓에 반팔 드레스셔츠를 입을 수 있다. 여직원도 단정한 복장 착용을 유도키로 했다.

대한항공은 에너지 절감ㆍ업무 능률 향상을 위해 다음달 1일~8월 31일까지 3개월간 ‘노 타이’ 근무를 실시한다. ‘노 타이’ 대상은 국내ㆍ해외지역 근무 남자 임직원이다. 운항승무원, 객실승무원, 접객 서비스 직원 등 제복을 착용하는 현장 직원은 제외된다.

실내온도를 낮추기 위해 아날로그식 노력을 하는 곳도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밤새 상승한 점포 건물 실내온도를 이른 아침의 차가운 공기로 식히기 위해 출입문을 새벽 6시30분에 열고 있다. 이런 방법을 통해 공조기 사용 시간을 2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게 백화점 측 설명이다.

롯데백화점은 여름 더위가 본격화할 때 폐점 2시간 후부터 모든 출입문을 열어 환기하는 방법으로 점포의 실내 온도를 낮추고, 간접조명도 절전을 위해 필요한 곳만 켜며, 에스컬레이터 주변과 새로 리뉴얼하는 매장에 할로겐 조명 대신 효율이 높은 LED 조명을 설치하고 있다.

이와 함께 KT는 IDC(인터넷 데이터 센터)를 CCC(클라우드커뮤니케이션센터)로 전환해 전력 소비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여러 곳에 분산된 서버를 한 곳의 가상화 공간에 모으는 방식으로 이를 통해 매년 60~70%의 전력소비량을 줄이고 있다고 KT측은 설명했다. KT는 이 방식을 2011년부터 적용했고, IDC에서 CCC로의 전환 비율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또 추후 신규 서비스도 가상화 공간 기반 형태로 기획하면서 지속적으로 전력량을 감소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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