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조사…편의점 65.3% 기대수입 못미치고 32.7%는 적자상태

편의점업계 “매출송금은 공금형태ㆍ위약금은 공정위 규정 따른 것” 해명

“장사 안돼도 걱정말라고, 적어도 월 500만원 보장해 준다고 한다. 수입 안돼 그만두려 해도 해지위약금이니 인테리어비니 터무니 없는 금액을 요구한다. 편의점은 일단 시작을 하게 되면 ‘새우잡이배’를 타는 것과 같은 신세가 된다.” (50대 편의주 A씨)

3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 모인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그간 가슴에 묻어뒀던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들은 편의점 가맹본부가 저렴한 초기 투자비만 있으면 된다며 시작을 부추겨놓고서는 필요 이상의 상품구입을 강요하거나 높은 인테리어비용을 요구하며 가맹점주를 옥죄고 있다고 털어놨다.

한 참석자는 매출공금 지연에 대한 패널티가 고리대금보다 더 악독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판매한 대금을 내일까지 본부에 입금해야 하는데 하루라도 늦게 입금하면 페널티를 물게 된다”며 “1일 늦으면 만원, 2일은 2만원, 4일은 8만원 식인데 무슨 고리대금도 아니고 이게 말이나 되느냐”고 되물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편의점 10곳 중 4곳(39.3%)가 이같은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 등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회는 지난 7∼23일 전국 편의점 300곳을 대상으로 ‘편의점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불공정행위 실태 조사’를 했다.

또 편의점의 절반 이상(65.3%)이 기대수입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고, 10곳 중 3곳은 24시간 영업에 따른 인건비 과다 등으로 적자 상태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주들은 가장 많이 겪은 불공정행위로 ‘필요 이상의 상품구입 또는 판매목표 강제’(52.5%)를 꼽았다. 이어서 ▷부당한 24시간 영업시간 강요(46.6%) ▷부당한 상품공급ㆍ영업지원 중단(44.9%) ▷근접출점 및 영업지역 미보호(39.8%) ▷과도한 위약금 및 폐점 거부(37.3%) 등이었다.

하지만 가맹점 대부분(67.8%)은 특별한 대응없이 불공정 거래를 묵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맹계약 체결시 가맹본부에서 제시한 예상매출액을 달성하고 있는 편의점은 34.7%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기대수입을 달성하지 못했다. 또한 가맹점주 절반(49.7%) 정도만 경영수지 상황에 대해 ‘현상유지 정도’라 답했고, 32.7%는 적자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흑자를 내지 못하는 주요 이유는 ‘24시간 영업에 따른 인건비 과다’가 62.2%로 가장 많았다. ‘가맹본부의 이익배분(로열티)과다’(45.2%)가 그 뒤를 이었다.

통상 편의점가맹본부가 가맹점주들의 ‘최저수입보장’을 약속하고 있음에도 불구, 가맹점주들은 이것이 실제로는 ‘무이자 대출’과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를 들어, 월 500만원을 보장해줄 경우 실제로는 무이자로 월 500만원까지 빌려주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한 편의점주 B씨는 “이번달 수입이 400만원밖에 안되면 100만원을 채워서 500만원을 만들어준다. 그 다음달에 장사가 잘돼 600만원을 더 벌면 지난달에 받은 100만원을 제하고 500만원만 준다”며 “적자가 나서 매달 지원금을 받게 되면 그게 다 갚아야할 빚이된다”고 토로했다.

조사에서 응답자 중 60.7%가 편의점 가맹사업에 대한 계약해지를 희망하고 있지만 터무니없는 해지위약금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도에 그만둘 경우 계약기간 잔여기간을 기준으로 손해액을 해지위약금으로 물어야할 뿐 아니라 시설비ㆍ판매 재고물량 등에 대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게 편의점주들의 설명이다.

편의점주 절반 이상(53.3%)은 가맹본부의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을 위한 정책대안으로 ‘과도한 해지 위약금 금지’를 꼽았다. 이어 ▷부당한 영업시간 강요금지(51.0%) ▷근접출점 금지 등 영업지역 보호 의무화(40.7%) 등도 주문했다.

편의점업계는 매출송금 지연 페널티에 대해 “본사가 시설ㆍ장비를 100% 투자하고 상품도 원가대로 점주에게 외상으로 입고해주기에 매출액은 일종의 공금과 같은 것”이라며 “여기서 감가상각비, 물류비 등을 제하고 점주와 본사가 7대3으로 나눈다”고 해명했다.

또 해지위약금은 공정위 규정에 따라 편의점을 운영한 기간만큼 물리고 있으며, 반품거부는 대규모도소매업법에 따라 발주에 대한 권한과 책임이 편의점주에게 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도현정ㆍ손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