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역사 새로 쓴 ‘무한도전’8년의 기록

2005년 4월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 이후 ‘1박2일’등 남자예능 붐 이끌어

오합지졸 7명의 도전·성장 지켜보며 시청자들 공감 무수한 ‘빠’ 생겨나

‘못친소’ ‘무한상사’ 등선 사회풍자 레슬링 등 장기프로젝트도 진행

대한민국 ‘평균 이하’, B급을 자처하는 일곱 남자가 만나 예능계를 뒤흔들어 놨다.

2005년 4월 23일, MBC ‘강력추천 토요일’의 ‘무모한 도전’이라는 코너로 시작한 ‘무한도전’(이하 ‘무도’·사진)이 어느새 8주년을 맞았다.

‘무도’ 8년사는 국내 예능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얼리티 쇼 형식’을 국내 예능지형에 맞춰 도입해 또 다른 형태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만들어낸(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무도’는 국내 예능사에 새 지평을 열었다. 색깔이 각각 다른 일곱 남자가 중심이 돼 캐릭터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다가 다양한 형식으로 ‘무모한 도전’을 이어갔다.

여기에서 ‘남자 예능’의 붐이 시작, “‘1박2일’ ‘남자의 자격’ 등의 새로운 갈래의 프로그램(정덕현)”이 생겨날 수 있었다.

이미 ‘무도’ 앞에는 ‘예능의 진화’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 지 오래다. 그럴지라도 긴 시간 한결같이 정상(‘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1위’-한국갤럽 3월 조사)의 자리에 올라 무수한 ‘빠’들을 만들어낸 데에는 ‘그들만의 이유’가 있다.

시간을 돌아보면 ‘무도’ 멤버들은 늘 ‘대한민국 평균 이하’를 자처했다. 시청자들은 오합지졸을 바라보며 “내가 저들보다 낫다”고 안도했다. 그런데 이들이 자꾸만 사회를 꼬집고 비틀었다. 풍자를 한다. 당연히 웃음을 섞어서다.

2005년 4월 23일 출발한 MBC ‘무한도전’이 평균 이하의 일곱 남자(왼쪽부터 길, 정준하, 박명수, 유재석, 정형돈, 노홍철, 하하)의 끝없는 도전과 성장 과정을 보여주며 올해로 8주년을 맞았다.
2005년 4월 23일 출발한 MBC ‘무한도전’이 평균 이하의 일곱 남자(왼쪽부터 길, 정준하, 박명수, 유재석, 정형돈, 노홍철, 하하)의 끝없는 도전과 성장 과정을 보여주며 올해로 8주년을 맞았다.

최근 방영된 ‘못친소’ 특집에서는 외모지상주의에 화살을 겨눴고,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는 성과주의와 1등 만능주의에 허덕이는 패자들의 비애를 돌아봤다. ‘무한상사’에서는 만년 ‘을’의 애환을 위트 있게 그렸다.

사회에서는 ‘아웃사이더’인 존재, 하지만 너무도 흔하고 평범할 수밖에 없는 B급들의 이야기를 예능 안으로 가져온 것이다.

거기에 ‘무도’에서 시도한 세 번의 가요제(2007년 7월 강변북로 가요제, 2009년 7월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 2011년 6월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와 ‘박명수의 어떤가요’를 통해 평균 이하 남자들의 캐릭터가 고스란히 반영된 스토리텔링에 음악을 더했다.

정덕현 평론가는 “싸이의 ‘B급정서’는 ‘무도’에서 비슷하게 따라간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새로운 형태의 음악을 탄생시킨 것과 ‘젠틀맨’ ‘강남스타일’ 등을 통해 꼬집은 사회풍자와 그 의미가 무한도전이 그간 보여준 B급정서와 맥을 같이한다는 것이다.

그런 B급남자들이 끊임없이 도전하고 성장했다. 그것 역시 ‘무도’의 힘이었다.

100일간의 일지가 고스란히 담겼던 ‘무도’의 장기 프로젝트들은 한 단계 발전한 예능의 모습이었다. ‘쉘위댄스’를 통한 댄스스포츠 대회를 시작으로 ‘봅슬레이(2009년 1월)’ ‘레슬링(2010년 7월)’ ‘조정(2011년 4월)’ 편이 그렇다.

정 평론가는 “장기 프로젝트는 ‘무도’의 힘이었다. 실제 상황에 들어가서 도전하는 어려운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며 예능의 영역을 확장했다”면서 “한때 예능은 ‘자기들끼리 놀다가 돈받아 간다’는 비아냥도 있었다. 하지만 ‘무도’의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예능의 진정성이 발견됐고, 거기에서 나오는 감동이 ‘무도’의 인기비결이 됐다”고 설명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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