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지난해 말 중국인 밀집 지역을 관할하는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중국교포들을 대상으로 ‘칼 등 흉기 휴대는 법으로 금지돼 있어 동포 여러분들의 협조가 필요합니다’라는 전단을 배포했다.

중국교포들이 폭행 시비에 휘말리면 흉기 등을 사용해 상대방을 위협하는 사건이 빈번이 일어나는데 따른 계도차원이었다.

경찰이 흉기 사용을 막기 위해 계도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처럼, 중국교포들이 싸움에 휘말리면 흉기 등 이용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11일에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중국교포들 간에 시비가 붙어, 화를 참지 못한 A(28) 씨가 인근 슈퍼에서 흉기를 구입한 후 B(24) 씨를 찔러 살인 미수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6월에는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서 후배와 술을 마시던 중국교포 C(38) 씨는 후배가 반말을 한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둘러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 받기도 했다.

왜 그들은 흉기를 드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중국교포들이 유달리 “자기방어심리가 강하다”면서 중국내 문화적 역사적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 임대근 한국외대 중국어통번역학과 교수는 “지난 1966년부터 10년 동안 문화혁명을 거치면서 사소한 잘못에도 처벌받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자신들이 연루되지 않은 사건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것에 비해, 자신이 연루된 경우에는 시시비비를 가리는 성향이 강력히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역사를 거치면서, 외부로부터의 공격 등에 맞서기 위해 관습적ㆍ심리적으로 방어기제가 생겼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재석 이주동포정책연구소 소장은 “중국내 조선족들이 100년 동안 중국 한족 등 다른 민족들로부터 옌벤 자치구를 지켜오면서 자기 방어 성향이 강해졌다”면서도 “중국과 한국간의 문화적ㆍ제도적 차이가 있는 만큼 중국교포들을 대상으로 한 법질서 교육 등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