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엄(初嚴), 이엄(二嚴) 다음 삼엄(三嚴)의 북소리가 울리면 그야말로 삼엄해진다. 초엄땐 내금위 군사들이 대오를 갖추고 이엄에선 문무백관ㆍ노인까지 자리를 잡으며, 삼엄에 임금이 입장한다.
새 왕이 쓴 면류관은 연(延)이라는 직사각형 판 앞뒤에 구슬 12개를 꿰어 만든 9~12류(旒)를 매달고 좌우에 구슬과 함께 작은 솜뭉치를 엮어 늘어뜨린 것이다. 류는 악(惡)을 보지 말라는 뜻이고, 솜뭉치는 진실이 아니면 듣지 않게 귀를 막으라는 의미다.
왕은 첫 집무 때부터 두 개의 뿔 모양을 장식한 모자, 익선관(翼善冠)을 쓰게 된다. 사실은 뿔이 아니라 매미의 날개다. 이슬을 먹고사는 매미의 청렴함과 검소함을 상징힌다. 두 날개로 균형감각을 가지라는 뜻도 포함돼 있다고 전해진다.
왕후의 예복은 ‘꿩 적’ 자를 써서 적의(翟衣)라고 한다. 꿩은 청색, 흰색, 붉은색, 검은색, 황색 등 오색을 갖춘 새로, 임금의 동반자는 어질고, 의로우며, 섬김의 예, 지혜, 신뢰감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일러준다. 즉위식엔 새 왕이 도장인 어보(御寶)를 받는다. 왕의 도장은 신용 또는 믿음과 관련이 있기에 인신(印信)이라고도 했다. 외교, 인사, 고시 인증, 국고 지출 등 때 도장을 찍으면서 자신의 신용을 담보하고자 했던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순서가 왕조시대 즉위식과는 다르지만, 의례와 예물에 담긴 뜻은 달라질 이유가 없다. 국민의 종(公僕: 공복) 중 가장 충직한 종으로서, 균형감과 소통 의지를 갖고 공론을 섬기면서 국민의 삶을 어루만져야 한다는, 그 뜻 말이다. 취임 행사에 설치된 ‘국민 이야기 주머니’는 장식물이 아니다. 대통령 스스로에게 삼엄해야 한다.
함영훈 미래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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