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정글의 법칙(SBS)’이 잇딴 조작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배우 정정아의 ‘아나콘다 사건’이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 한 다큐 프로그램을 통해 콜롬비아에 방문했을 당시 아나콘다와 사투를 벌여야 했던 이야기다.

정정아의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화제가 된 것은 지난 2008년이었다.

당시 정정아는 KBS 2TV ‘해피투게더 시즌3’에 출연, 2005년 8월 같은 방송사의 ‘도전 지구탐험대’ 촬영차 콜롬비아에 갔다가 현지에서 거대한 아나콘다에게 오른팔을 물렸던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곳에서 정정아는 콜롬비아 야르보 부족의 생활을 체험하던 중이었다.

방송에서 정정아는 “여전사의 힘을 증명하는 것은 아나콘다를 맨손으로 잡아서 즉석으로 먹는 것”이라면서 당시 아나콘다를 잡는 시범을 보였다면서 아찔했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아나콘다는 독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일단 먹잇감을 낚아채면 자신의 몸으로 칭칭 휘감은 뒤 한 입에 삼켜넣는 괴력을 발휘한다. 아나콘다의 위험성을 잘 알고있으면서도 정정아는 ‘여전사의 면모’를 선보이기 위해 아나콘나를 잡는 일에 직접 나섰다가 이 같은 변을 당했다.

‘해피투게더’에서 그 사건을 고백하며 정정아는 “아나콘다를 잡으려다 손을 물렸고, 급히 손을 뺏지만 상처가 생겼다”면서 이로 인해 약 2년간 방송활동을 중단해야 했다고 전했다. 정정아의 고백으로 인해 방송가의 가학적 연출과 안전 불감증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정정아는 이에 “그 후 오해와 잘못된 기사로 문제가 생겨서 1년 8개월 정도 방송을 쉬게 됐다”며 “어머니와 통화를 하게 되면 내이 마음 아파 할까봐 다른 말없이 ‘돈 부쳤으니까 돈 없다고 기죽지 말고 써라’고 말하신 후 끊으셨는데 그게 가장 마음이 아팠다”고 눈물까지 비쳤다.

정정아가 2005년 당시 콜롬비아로 향했던 ‘도전 지구탐험대’는 1996년 3월 시작한 프로그램으로 연예인들이 오지체험을 하는 방송이었다. 프로그램에서 세계 곳곳의 오지를 찾아다니던 중 1999년에는 라오스를 다녀왔던 탤런트 김성찬이 뇌성 말라리아에 감염돼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조작논란없이, 진정성으로 승부를 봤지만 자칫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 많았고, 실제로 그 같이 일이 벌어졌던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2005년 10월30일 종영했다.

현재 정정아가 출연한 ‘도전 지구탐험대’가 화제가 되는 것은 ‘정글의 법칙’을 둘러싸고 조작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 극적인 대비를 이루며 ‘진정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나친 ‘리얼 체험 버라이어티’를 강조하다 보니 시청자들은 한 번 불거진 논란에 수많은 조작의혹 사례들을 찾아냈고, 결국 제작진으로 하여금 “촬영과 편집과정에서 일부 과장된 면이 있다”면서 “과장된 편집과 자막을 지양하고, 현장 상황에 대한 설명도 친절히 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까지 받아낸 상황이다.

바로 13일 오전에도 제작진은 이 같은 해명과 사과를 남겼지만, 아직도 많은 시청자들은 시청자 게시판과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정진요(’정글의 법칙‘에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만들자는 목소리를 높이며, 반감과 불신의 싹을 잘라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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