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한진중공업 노사 갈등이 또다시 안갯속으로 휘말려들었다. 고(故) 최강서 씨의 죽음을 둘러싸고 대치되던 한진중공업 사측과 금속노조지부와의 갈등이 사상 초유의 ‘시신(屍身) 시위’로 번졌기 때문이다.
시신시위 사건은 이렇게 시작됐다. 지난 30일 오후 3시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금속노조 파업 및 민주노총 확대간부 결의대회’가 끝나면서 집회에 참석했던 민주노총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이하 한진중지회) 300여명의 노조원들이 부산 영도구 대교동 영도구민장례식장으로 이동, 최 씨의시신을 영도조선소 앞에 있는 분향소로 옮기는 ‘운구 시위’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150여명의 노조원들이 오후 6시20분께 기습적으로 최씨의 시신을 영도조선소 안으로 옮겼으며, 노조원 100여명도 경찰의 방어망을 뚫고 조선소안으로 들어갔다. 조선소로 진입하지 못한 나머지 노조원 300여명은 이날 오후 11시께부터 한진중공업 앞에서 “시신을 안치할 냉동탑차를 조선소 안으로 보내라”고 요구하면서 밤샘 농성을 벌였다.
사태가 확산되자 한진중공업 사측은 “시위대가 시신과 함께 조선소 밖으로 나온다면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시위대의 불법점거로 인해 직원과 선주 관계자, 협력업체 직원 등이 정상출근을 못하고 있는 상태며, 특히 절박한 회사생존을 위해 일감확보를 위한 신규 수주가 임박한 상황에서 발주처의 의사결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크므로 즉시 농성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금속노조 한진중지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한진중공업 사측이 노조를 상대로 낸 158억원의 손해배상가압류를 철회해야 한다”며 “차별적 휴업금지와 휴업자 대책마련 등을 위해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또한 이번 시신 안치를 두고 “어쩔 수 없이 시신을 조선소 안에 안치하게 됐음에도 사측이 시신 보존을 위한 냉동탑차의 반입을 봉쇄하고 있다”며, “시신이 상온에서 보관되어 훼손될 경우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은 사측에게 있다”고 경고했다.
금속노조는 이외에도 “이번 사태를 해결할 유일한 돌파구는 사측이 협상 테이블에 나서는 것뿐이다”며 “만일 경찰을 투입해 강제진압에 나설 경우 크레인 고공 농성을 비롯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항할 것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같은 한진중지회측 주장에 대해 사측은 “법과 상식을 크게 벗어난 이러한 극단적인 불법행위를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시위대가 영도조선소 점거를 중단하고 시신과 함께 조선소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대화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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