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남민 기자]누가 낙지를 죽였을까. 이웃끼리 ‘낙지 잔혹사’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지난 17일 오전 9시께 광주광역시 동구 남광주시장의 한 낙지가게 수족관에서 갑자기 낙지들이 몸부림을 쳤다. 격렬하게 꿈틀대다가 폭포 식으로 설치된 수조 밖으로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주인 A(45)씨는 수족관으로 달려갔다. 순간 수족관 주변에서는 시큼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낌새가 이상해 A씨는 서둘러 수족관 물을 갈았다. 그럼에도 불구 6마리가 죽었다.

A씨는 식초 냄새를 맡았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현장은 많이 훼손된 상태였다. 수족관 물이 중요한 증거자료인데 경찰이 오기 전 주인이 물을 갈아주느라 이미 교체해 버린 것. 하지만 식초냄새는 어물전 곳곳에 퍼져있었다.

경찰은 수족관물과 수족관 주변 칸막이에서 액체를 채취했다. 옆 가게에 설치된 CCTV도 확보했다.

CCTV 확인 결과 누군가 플라스틱 바가지를 A씨의 낙지 수족관 옆에 놓더니 이리저리옮기다 쏟아 붓는 장면이 포착됐다. 그는 바로 옆 어물전 주인 B(45·여)씨였다.

나란히 붙은 가게에서 똑같이 산 낙지를 팔던 B씨와 최근들어 소원하게 지내던 A씨는 B씨가 빙초산을 수족관에 부었다고 의심했다. 그러나 B씨는 “물을 부었다”며 완강히 부인했다. 경찰이 채취한 액체와 죽은 낙지를 국과수에 감식의뢰한 결과 액체에서 빙초산이 검출됐다.

경찰은 B씨를 상대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했다.

경찰은 수십 번 CCTV화면을 되돌려보는 등 신중히 처리하고 있다. 산 낙지의 죽음을 둘러싸고 이웃 상인끼리 진실공방이 벌어져 결국 국과수 감식과 거짓말 탐지기까지 동원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