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품고 오늘도 도전하는 28세 그녀

2010년 11월, 대학 졸업 후 2년 가까이 근무하던 회사에 사표를 냈다. 중소 무역회사 계약직 사원으로 일하며 연봉 2000만원을 받던 때였다.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인 요즘 세상에 그 정도 처우면 나쁘지 않다’는 주변의 만류도 있었지만 내 결심은 변하지 않았다. “잦은 야근으로 ‘저녁 없는 삶’을 살면서도 언제 잘릴지 모르는” 삶으로는 노후 대비를 할 수 없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노량진에 월세 30만원짜리 고시원 방 한 칸을 얻었다. 유명한 공무원 대비 학원 종합반도 등록했다. 당시 학원비는 50만원 정도였다. 한 달 식비까지 약 90만~100만원의 생활비가 필요했다. 직장생활을 하며 모아뒀던 돈과 부모님의 원조를 받아 생활했다.

“1년 정도만 준비하면 합격하겠지”라는 각오로 시작했다. 대학 시절 행정학을 전공했으니 어렵지 않게 시험에 붙을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그렇게 2년 넘는 시간이 흘렀다. 나는 올해로 ‘삼수생’이다. 2011년 9급 일반 행정직으로 서울시, 국가직, 지방직 등 세 차례의 시험을 봤지만 낙방했다. 준비가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했다. 심기일전으로 지난해에는 7급 시험도 응시했다. 몇 차례 합격에 가까워진 경험도 있지만 결과적으론 낙방이었다. 시험 자체의 난이도는 높지 않은데 경쟁률이 문제였다. 나와 비슷한 이유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2013년을 맞이하는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내년이면 서른 살인 나이도 부담이 된다. 하지만 포기할 생각은 없다. 결혼과 육아, 노후를 생각할수록 공무원의 꿈은 간절하다. 일반 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이 결혼과 출산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또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전문직을 제외하고 결혼 후에도 경제적 능력을 유지하며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직업은 공무원뿐”이라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오늘도 오전 학원 강의를 듣고 고시원 자습실로 향하기 전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로 끼니를 때운다. 홀로 햄버거를 먹으면서도 수험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공무원 준비생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우고 있다. 지금 내 앞에 놓인 하루하루가 녹록지는 않지만 이 또한 “안정된 미래를 위한 젊은 날의 투자”다. 나는 공무원 준비생이다.

<9급 일반 행정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이성미(28ㆍ가명) 씨의 사연을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