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ㆍ정태란기자]차량 간의 경미한 접촉사고 조사를 두고 경찰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 사건 당사자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택시기사 임재원(52ㆍ가명) 씨는 지난 12일 새벽 2시께 택시차량을 몰고 서울 화양동 인근 교차로의 골목길에서 대로변으로 나가려고 정차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편도 4차로에서 건대입구역 방면으로 향하던 택시 한 대가 임 씨 차량의 좌측 앞 범퍼를 들이받았다.
하지만 상대방 택시 운전사 A 씨는 임 씨의 택시가 자신의 차량을 박았다고 주장했다. 황당한 임 씨는 경찰에 신고해 사고 당시의 블랙박스 영상을 보여줬다.
서울 광진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 B 경사는 이날 첫 조사에서 A 씨 택시가 임 씨 차량을 들이받았다며 A 씨의 과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며칠 뒤 경찰은 임 씨를 다시 불러내 이번에는 임 씨가 가해자라며 조서를 쓰게 했다. 임 씨는 “대로에서 진행하는 차량이 우선이기 때문에 대로 진행차량은 소로에서 나오는 차량을 무조건 박아도 된다며 대로와 소로의 과실비율이 0 대 100이라고 당시 조사를 했던 경찰이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18일 경찰은 또 다시 임 씨를 경찰서로 불러내 지난번과 같은 조서를 꾸미게 했다. 임 씨가 “택시업체끼리 합의가 끝난 상황에서 같은 조서를 왜 쓰는 것이냐”고 항의하자 경찰관 세 명은 ‘법이 그렇다’며 임 씨를 향해 윽박지르는 모습을 보였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임 씨와 같은 교통사고의 경우에는 대로와 소로의 과실비율이 30 대 70 정도이다. 임 씨는 “경찰의 고압적인 태도와 법을 잘 몰라 오락가락하는 모습에 화가 난다”면서 “똑같은 조서를 두 번이나 쓰기 위해 이틀 동안이나 택시운행을 못했다. 이번주에 또 경찰서로 가서 불쾌한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