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예정보다 빨리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하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조각(組閣) 하이라이트인 국무총리 후보 인선도 마무리단계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당선인은 지난 주말부터 총리 후보군 3~4명을 압축해놓고, 정밀 검증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 주중까지는 총리 후보군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관계자, 박 당선인 측근들의 말을 종합하면, 초대 국무총리는 ‘국민대통합’을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이 1순위로 꼽힌다. 또 경제부총리제가 5년만에 부활, 경제 분야 컨트롤 타워가 생긴 만큼, 국무총리는 ‘비(非)경제분야’ 인사가 거론된다. 대통령은 물론, 국회와의 소통을 원활하게 수행할만한 ‘정무형 인사’, 당선인이 국정과제로 제시한 ‘국민안전’을 위한 ‘법치실현’ 인사도 거론된다. 박 당선인이 책임총리제를 구상하고 있는 만큼, 오랫동안 구축된 ‘신뢰’와 ‘로열티’도 빼놓을 수 없는 요건이다.

▶국민대통합=인수위 관계자는 16일 “총리 후보자는 책임총리 위상에 걸맞은 리더십과 경륜은 기본이고 국민대통합을 실현해 에너지를 한쪽으로모을 수 있는 인사가 1순위”라고 말했다. 대통합 인사 기준으로 호남 출신과 같은 지역적 기준이 거론됐으나, 박 당선인은 이 같은 지역기준조차 통합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보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당선인은 개인자질이나 능력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다만 영남 총리가 탄생할 경우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되도록 비(非)영남권 인사를 후보군으로 추린 것으로 알려졌다. 비영남권 인사로 이인제 의원, 이완구 전 충남지사, 조순형 전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비경제분야=경제부총리제가 부활하면서, 총리는 경제보다는 비경제분야 전문가를 기용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그동안 기류는 주로 경제통들이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됐지만, 경제부총리가 있으니까 비경제 쪽 인사가 총리로 낫다. 그래야 상호 보완이 될 것”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후보로 거론됐던,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강봉균 전 재경부장관 등은 모두 경제부총리군 후보로 옮겨갔다.

▶정무능력=또 다른 자질로는 대통령 당선인과 원활한 소통은 물론 대(對)국회관계 조율에 능한 정무적 인사가 거론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가 국회와 직접 컨택하지만 정무장관이 부재한 상황이라, 그 역할을 총리가 잘 해줘야 한다”며 “국회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이끌 수 있는 정무형 인사가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 약점으로 소통 부족이 꼽히는 만큼, 이를 보완할 만한 유연한 소통력을 갖춘 인물이 보완재 역할을 해야 부드러운 국정운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박 당선인이 활발한 정무형 인사보다는 묵묵한 관료형을 선호하는 탓에, 이같은 요구가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법치-국민안전 지키미=박 당선인이 국정운영 최우선 과제로 ‘국민안전’을 거론한 만큼, 총리도 법질서를 바로잡고, 국민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길만한 인사가 물망에 오른다. 당선인은 그동안 4대악(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파괴범, 불량식품) 척결, 범죄와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정부를 강조해왔고, 이는 정부조직개편안에도 반영됐다. 보건복지부 산하 식품의약품안전청을 국무총리 소속의 처로 격상한 것도, 박근혜 정부에서의 총리의 역할론을 보여준다. 한 관계자는 “현재 혼란스러운 사회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특히 법치를 확립하는데 관심이 많고 국민안전을 챙기는 국무총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청빈판사’ 조무제 전 대법관, 목영준 전 헌재재판관,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 이강국 헌재소장, 안대희 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위원장이 총리 유력후보군으로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로열티=당선인과의 돈독한 신뢰관계도 중요하다. 당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을만한 로열티 있는 인물이 총리의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당선인이 책임총리제를 염두에 둔 만큼, 당선인이 총리에게 내치 전반을 믿고 맡길만한 인사를 우선시할 것으로 보인다. 총리의 권한이 막대해지는 상황이라, 소신 있고 꼿꼿한 성격도 고려요인이다. 당선인이 총리에게 실질적인 국무위원 제청권을 보장하는 등 힘을 실어주겠다고 공언해온 만큼 정치적 색채가 지나치게 강한 인사는 피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조민선기자bonjo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