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ulture(K-컬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13년 문화예술 트렌드로 제시한 10가지 주제 중 하나다. 나머지 주제가 ‘아픈 사회의 치유’ ‘공동체와 예술’ 등 다소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 반면에 이 주제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던진 파장과 최근 한류 열풍에 따라 그 귀추가 주목되는 관심거리라고 할 수 있다.

싸이의 ‘말춤’은 유튜브를 중심으로 전파돼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각종 플래시몹 행사가 이어지기도 했으며, 전 세계 사람들을 ‘놀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전의 한류와는 다른 경향을 만들어냈다.

외국에 있는 한국 사람 중에는 이러한 ‘강남스타일 놀이’에 함께 춤추느라 “말(馬)이 되는 줄 알았다”며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푸념은 ‘놀 줄 아는 한국 사람’에 대한 국제적인 인정이니, 마냥 싫은 것만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좀 지겹게 ‘말춤’을 춘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 회사도 직원들의 말춤을 유튜브에 올리면 회사가 유명해질 것 아니냐”는 사장의 제안에 많은 연습과 수없이 엔지(NG)를 내며 촬영에 임한 직원들도 있었다고 한다. 물론 또 다른, 진짜 ‘놀 줄 아는’ 사장도 있었다. 지난해 말 송년회가 잦았던 시기에 한 지인이 “말춤을 추기 위한 소품”이라며 가방 속에서 꺼내 보여주는 것이 있었다. 싸이의 모습을 흉내 내기 위한 나비넥타이, 멜빵, 선글라스 등이었다. “내가 먼저 망가지면 직원들이 좋아하더라”며 ‘감성경영’의 일화를 소개하는 것이었다.

앞서 소개한 보고서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한국 드라마(K-Drama)가 주도한 한류 1.0시대,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 초반까지 한국 가요(K-Pop)가 주도한 한류 2.0시대를 거쳐 한류를 한국 문화 전반, 즉 K-Culture로 연결시키는 한류 3.0의 시대로 진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전망의 배경에는 ‘천만 외래관광객의 시대’가 놓여 있다. 이전의 한류가 외국으로 진출해 ‘보여주는 콘텐츠’였다면, 싸이의 말춤은 ‘함께 놀게 만드는 콘텐츠’였고 그렇게 잘 노는 한국 사람들의 문화, K-Culture에 관심이 모인다는 점이다. 그래서 외래관광객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문화관광’이나 ‘공연관광’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 외국인 공연 티켓 구매가 전년도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이를 반영하여 한류 드라마 촬영지가 해외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테마파크가 되기도 하고, 스타 아이돌을 뮤지컬 주인공으로 캐스팅하기도 했다. 이러한 특정 장르 중심의 관심이 이제 한국 문화 전반, 즉 K-Culture로 확산될 것이라고 한다.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한국적 소재로 세계인이 공감하는 K-culture가 확산될 때,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은 한국 문화의 본질적 특징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게 될 것이다. 그때 무엇이라고 답을 하고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답은 위에 써 놓았다. ‘잘 놀 줄 아는 한국 사람’이다. 대륙과 해양의 중간에 위치하기에 여러 이질적 문화 요소들을 잘 융합할 줄 아는 ‘비빔밥의 문화’.

그리고 그 이면(裏面)에 감춰진 풍자, 그것을 다시 새로운 차원으로 승화시키는 ‘신명풀이’.

“어려운 이야기는 집어치우고, 신명나게 한판 놀아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