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우주비행사가 제일 되고 싶었어요. 천왕성에 가고 싶었거든요. 파란색이어서 예뻐요. 다 얼음일 것 같아요.”
지대한 군(12ㆍ안산서초 5)은 이제 꿈이 바뀌었다. 배우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 초롱한 눈망울을 한참이나 굴리더니 “누구더라, (드라마) ‘학교 2013’에 나온 주인공인데…”라며 “아! 이종석 형이요. 너무 멋있어요”라고 대답했다.
지 군은 스리랑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다문화가정의 소년이다. 수백명의 경쟁을 뚫고 ‘마이 리틀 히어로’(9일 개봉)의 아역 주연으로 발탁됐다. ‘마이 리틀 히어로’는 허세 뿐인 3류 뮤지컬 작곡가 ‘유일한’(김래원 분)이 초대형 뮤지컬의 아역 주연을 뽑는 TV 오디션 프로그램에 심사위원으로 참가, 다문화 가정의 소년 출전자 ‘영광’(지대한 분)과 함께 편견과 시련을 딛고 우승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혹독한 훈련 속에 숨겨졌던 춤과 노래 재능을 무대 위에서 마음껏 펼치는 극중 ‘영광’의 이야기는 지 군의 영화 출연 과정과 판박이다. 김성훈 감독이 영화 촬영 전 아역 캐스팅을 위해 전국을 다니던 중 안산다문화센터에서 발견한 ‘흙 속의 진주’가 지 군이다. 김 감독은 “대한이의 눈빛을 잊을 수 없었다”며 발탁 이유를 밝혔다.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1.02 영화 마이리틀 히어로 아역배우 지대한.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1.02 영화 마이리틀 히어로 아역배우 지대한.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1.02
“감독님이 엄마한테 말했고, 엄마가 나한테 할거냐 안 할거냐고 물어보셨어요. 한다고 했어요. 재밌을 거 같아서요.”
아버지의 고국인 스리랑카는 이제까지 세번쯤 갔다 왔다. “마지막으로 간 게 2학년때 쯤이었다”며 “지금은 많이 생각이 안나는데, 스리랑카 집 앞에 커다란 나무가 있던 생각은 난다”고 했다. “스리랑카 말은 어릴 때 조금은 배웠는데, 이제는 다 잊었다”고 덧붙였다.
생전 처음 카메라 앞에서 춤과 노래를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특히 발레의 턴(회전) 동작을 비롯한 춤을 배우는 게 가장 어려웠다. 너무 힘들어 현장에서 눈물도 쏟았지만, 지 군은 말끝마다 “재미있었다”고 했다. 학교의 다른 친구들과 피부색도 생김새도 다른 것 때문에 놀림을 받거나 싸운 일은 없냐고 물었더니 “없어요”라며 웃었다.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1.02 영화 마이리틀 히어로 아역배우 지대한.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1.02 영화 마이리틀 히어로 아역배우 지대한.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1.02
영화 속에선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을 향한 또래 친구들과 우리 사회의 편견이 그려진다. 다문화가정이라는 뜻을 아느냐, 그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알기는 하지만 별로 다른 느낌은 없다”고 답했다. 다만 가끔 어른들이 지군에게 “한국말은 잘 하냐”고 묻거나, 친구들이 지군은 무조건 영어를 잘 할 거라고 믿을 때는 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지 군은 “영어가 제일 어렵다”며 수줍게 웃었다.
‘마이 리틀 히어로’는 다문화 가정의 한 소년과 가난했던 한 예술가의 꿈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응원할 수 있을까 묻는 영화다. 배우 혹은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다는 지대한 군이 어떻게 꿈을 이뤄갈 것인지야말로 그 답이 되지 않을까?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