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혐의만 인정 불구 검찰 구형형량과 같아

법원이 최태원(53) SK 회장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하자 검찰 구형을 놓고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공소 제기된 두 가지 혐의 중 법원이 한 가지만 인정했음에도 검찰이 요구한 형량과 같은 양형을 내렸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당초 계열사의 펀드 출자금을 빼돌린 혐의와 회사 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았다. 법원은 이 가운데 비자금 조성 혐의는 증거가 부족하다 보고 펀드 출자금 465억 횡령 혐의만 인정해 형량을 정했다.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횡령액 300억원 이상일 경우 기본 형량을 징역 5~10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정상을 참작해 형을 감경할 경우 징역 4~7년까지 낮출 수 있다. 4년 이상의 징역형은 형법상 집행유예도 할 수 없다. 최 회장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재벌 엄단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양형기준 상 가장 온정적인 선고라는 해석도 가능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양형기준에 비춰 볼 때 최소 형량을 선고했다”며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검찰은 최 회장에 대한 결심 공판 당시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야 한다며 법원과 같은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긍정적 양형인자는 거의 없는 반면 부정적 양형인자는 10여개에 달한다”며 양형기준을 언급하기도 했다.

검찰 논리라면 최 회장에 대해서는 감경이 아닌 가중요소가 적용돼야 했고 이에 따른 양형기준 상 형량은 징역 7~11년이다. 법원이 최 회장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면 검찰 구형보다 많은 형량이 선고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비자금 조성 혐의를 입증하는 데 실패했으면서도 선고 형량이 구형 형량과 같게 나오자 검찰은 머쓱하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최 회장의 실형 선고에 대해 “당연히 예상한 결과”라면서도 “이에 안도하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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