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동영상 인물 김학의 단정못해”…경찰, 관련인사 조만간 소환방침
건설업자 A(51) 씨의 사회 고위층 인사 성접대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앞서 확보한 2분짜리 성접대 동영상의 원본과 여러 유력 인사에 대한 성접대 현장을 담고 있다는 제3의 동영상을 확보하는 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원본 동영상을 휴대전화로 재촬영한 2분짜리 동영상으로는 등장인물을 특정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경찰로부터 2분짜리 성접대 동영상의 등장인물 분석을 의뢰받았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25일 이 동영상에 대해 “해상도가 낮아 얼굴 대조 작업에서 동일성 여부를 판단하기 곤란하다”는 의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국과수는 “다만 얼굴형태 윤곽선이 유사해 동일 인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의견을 냈다.
국과수는 이어 “원본 영상이 있어야 분석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 “잡음이 많고 녹음 상태가 불량해 목소리 분석도 어렵다”고 감정 결과를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 관계자는 “국과수의 분석 결과만을 토대로 등장인물이 김학의(57) 전 법무부 차관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면서 “동영상을 촬영한 사람과 등장 여성의 증언 등이 나와야 종합적 판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동영상의 증거 능력에 대한 판단은 법원의 몫”이라며 말을 아꼈다.
현재까지 2분 분량의 이 동영상은 경찰이 확보한 성접대 의혹을 규명할 유일한 단서로 평가됐다. 하지만 이 동영상을 분석한 국과수조차 등장인물을 특정하지 못하면서 성접대 의혹 수사가 자칫 ‘용두사미’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성접대 피해 여성들에 대한 진술이 잇따르고 있는 데다 경찰이 성접대를 받은 의혹의 인사들에 대한 소환 일정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점에서 섣부른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성접대를 받은 의혹의 인사들이 금품을 수수한 정황까지 드러난 이상, 문제의 인사들을 사법 처리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다만 경찰은 성접대 동영상이 이번 사건의 결정적인 열쇠라는 점에서 제3의 동영상을 확보하는 데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성접대 의혹 사건의 최초 제보자인 여성 사업가 B(51) 씨의 증언에 따라 B 씨를 도와 A 씨로부터 동영상을 빼앗은 것으로 알려진 C 씨를 곧 소환해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원본 동영상이나 또 다른 동영상의 존재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동영상을 촬영한 인물을 역추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이름이 거론된 유력 인사 중 처음으로 국장급 고위 공무원 D(58) 씨를 지난 22일 소환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D 씨는 성접대를 받고 동영상으로 협박을 당했다는 의혹 일체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전직 사정기관 고위 공무원과 대학병원장 등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인사 2~3명도 조만간 조사하고, 핵심 피의자인 A 씨에 대해서도 강제 수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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