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배우 설경구(45)의 ‘힐링캠프(SBS)’ 출연소식에 프로그램은 때 아닌 역풍을 맞았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설경구의 출연 반대 청원글이 올라왔고, 게시판도 초토화된 상황이다. 의견은 분분하나, 네티즌들이 특정배우의 출연여부를 두고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은 프로그램으로서도 다분히 이례적인 일. 그러나 논란이 된 이날 출연분은 계획대로 방영될 예정이다.

지난 20일 설경구는 SBS ‘힐링캠프’의 제작진과 만났다. 여느 배우들이 그러했듯 드라마나 영화 홍보차 방문한 토크쇼가 아니었다. 데뷔 21년만에 첫 단독토크쇼에 출연한 설경구는 이날 진행된 녹화에서 배우로서의 삶과 아내 송윤아와의 러브스토리까지 진솔하게 털어놨다고 한다. 특별한 것 없는 예고방송이었다. 제작진은 그간의 출연자들을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설경구의 방문소식을 자연스럽게 알렸으나, 의외의 목소리는 거기에서 나왔다.

이후 프로그램의 게시판에는 수천개의 ‘출연 반대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힐링캠프가 변명캠프냐”는 반응부터 “타인에게 상처를 입힌 사람이 힐링을 한다면 이 프로그램은 힐링캠프가 아니라 ‘킬링캠프’”라는 반응이었다. 심지어 한 네티즌은 게시판을 통해 “힐링캠프가 과거 논란에 휩싸인 유명인에게 해명을 제공하는 면죄부로 변질되고 있다. 이런 방법으로는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지적까지 하고 있다.

뿐아니다. 지난 22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설경구 출연 반대’ 청원글이 두 개나 올라왔고, 25일 오전 8시 현재 각각 2352명(서명목표 3000명), 905명(서명목표 1000명) 서명한 상황이다.

청원글의 내용 역시 게시판의 반대글과 다르지 않았다. 서명 청원자는 “누구를 위한 힐링입니까? SBS는 설경구가 힐링캠프에 출연하여 포장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방영되는 일이 없도록 해주세요. 정말 보기 싫습니다”는 글을 올렸다.

설경구(영화배우)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하는 설경구가 방송에서 눈물을 보였다.
설경구(영화배우)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하는 설경구가 방송에서 눈물을 보였다.

네티즌들이 갑작스럽게 설경구를 향해 한목소리를 내게 된 것은 설경구와 송윤아가 결혼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불륜설’ 때문이다.

설경구는 안내상의 동생이기도 한 전처와 지난 지난 2002년부터 별거를 시작, 2006년 이혼한 뒤 2009년 송윤아(40)와 재혼했다. 결혼 당시 두 사람은 연애기간을 2년이라고 밝혔으나, 일부 네티즌들은 ‘연예계 X파일’을 통해 등장했던 설경구 전 부인의 언니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을 토대로 두 사람이 2002년 영화 ‘광복절 특사’ 때부터 교제했다며 ‘불륜설’을 제기했다. 하지만 설경구 송윤아는 결혼 이후 일체의 루머에 대해 어떠한 이야기도 하지 않았으며, 설경구의 토크쇼 출연은 결혼 이후 처음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관심은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네티즌들은 “다른 사람의 상처로 사랑을 이룬 것이 구구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닌 것 같다”는 의견들을 남겼고, 그 가운데 한 네티즌은 “본인들은 당당하고 상처받았다해도 전처와 자식들의 상처가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당신들이 할 말이 있다면 전처와 자식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공인이라는 이유로 이미지 변신을 할 기회를 잡았을지는 몰라도 자신들의 이기주의에서 조금만 벗어나 생각해본다면 조용히 사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더 안 좋아 보인다”는 생각을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어떤 잘못을 한 사람이든 자기변명이 있다. 스스로 안고있는 미안함이나 죄책감, 그리고 자기들이 받은 고통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상처받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으며 “시청자들이 ‘힐링캠프’에 바라는 것은 자기변명이나 해명의 자리가 아닌 공감의 자리다”라며 안방에서의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무조건 반대의견만 내세우는 네티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방송내용이 공개되지도 않았고, X파일이라는 이름으로 떠돌았던 루머로 사람들을 너무 매도하는 것 아니냐”는가 하면 “프로그램을 보고 안 보고는 개인의 선택인데, 왜 이런 서명까지 해서 일을 벌이는지 모르겠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사람을 난도질하는 것이야 말고 킬링 아니냐”고 강조했다. 제작진은 지난 며칠간 불거진 배우 설경구를 둘러싼 출연논란에 어떠한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 그러나 이날 방송분은 예정대로 25일 전파를 탄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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