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서부경남권의 대표적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의 폐업방침을 둘러싸고 경남도와 지역사회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이 미미하고 노조활동에 의한 파행운영으로 지속적인 보조금 지출이 예상되어 폐업이 불가피하다는 경남도의 입장과 경영부실과 적자를 이유로 폐업하려는 것은 공공병원을 수익성으로만 판단하는 잘못된 판단이라는 노조ㆍ시민단체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진주의료원 폐업문제와 관련해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25일 보건복지부를 전격 방문해 진영 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이자리에서 홍 도지사는 의료원 폐업문제와 해결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민주통합당 의원도 진주의료원을 방문, 지역 사회의 갈등이 정치 쟁점화되는 모습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역시 같은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홍 도지사의 복지부장관 면담자리가 진주의료원의 폐업이 아니라 정상화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성명서를 통해 “진주의료원은 지역거점공공병원 현대화계획에 따라 국비 200억원과 도비 91억원이 투입되어 5년전 최신식 건물로 이전신축되었고, 이후 보건복지부로부터 우수 응급의료기관으로 3차례나 지정되는 등 호스피스병동 건립비와 운영비를 지원받는 등 지역거점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인정받아왔다”고 주장했다.

또 “병원건물이 환자 접근성이 떨어지는 허허벌판 진주시 외곽지역에 지어진 데다가 5년간 3명의 원장이 부임해 직원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직함에 따라 사실상 파행 운영되어 왔고, 이로 인해 경영악화를 겪어왔다”고 강조했다.

노조측은 “지난해 12월 취임한 홍 도지사가 단 한번도 진주의료원을 방문하지 않았다”며, 조속히 진주의료원을 직접 방문해 환자들과 직원들을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것을 촉구했다.

폐업 방침에 반대하는 서부경남지역민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의료공공성 확보와 진주의료원 폐업철회를 위한 진주시민대책위’는 지난 24일 의료원 직원가족과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주시 칠암동 남강변 일대에서 ‘진주의료원 살리기 희망 걷기대회’를 열었다.

이외에도 ‘함께 하는 거창’, ‘푸른 산내들’, ‘거창군여성농민회’, ‘전농 거창군농민회’ 등 거창지역 10여개 시민사회단체들도 지난 23일 ‘진주의료원 폐업을 허용하는 조례개정 반대’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연간 20여만 명의 지역주민들과 차상위계층 환자들이 이용하고 있는 서부경남지역의 대표적인 공공병원을 경영부실과 적자를 이유로 폐업하려는 것은 공공병원을 수익성의 잣대로만 판단하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최근 경남도는 진주의료원에 대해 공중보건의 5명을 제외한 의사 11명에게 4월 21일자로 근로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며, 현재 의료원에는 96명의 입원환자들이 남아있고 하루 100여명의 외래환자가 방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