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사망률 세계1위, 자살률 세계 1위. 급증하는 중년남성들의 우울증…

한국을 세계 교역규모 8위까지 올려놓으며, 한 때 산업 역군으로 추앙받던 우리 중년들의 현모습이다. 밖에서는 젊은 피에 밀리고, 안에서는 ‘꼰대’라고 욕먹기 일쑤다. 이런 상황에서 김병수(42ㆍ사진)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난해 10월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마흔은 없다’라는 책을 펴내 우리 중년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책은 발매 후 지금까지 1만6000부가 팔려 나갔다.

아픈 중년, 그들이 책을 집었다.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13층 교수실에서 만난 김 교수에게 “우리나라 중년들은 왜 행복하지 않은가”로 말을 시작했다. 김 교수는 “정신과를 찾는 사람들의 70%이상은 중년들”이라며 “중장년 층은 경제적으로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정신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정서적 소외계층”이라고 말했다. 김교수는 “성별에 따라 정신과를 찾는 이유가 다르지만 결국에는 소외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남자들은 사회적 문제로, 여성들은 남편, 자식문제로 상담을 하러 오지만 근본 적인 문제는 결국 소외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속내를 말하고 털어놓을 사람이 필요해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변화의 속도가 우리나라 만큼 빠른 나라는 없다”며 “모든 변화는 인간에게 스트레스다. 우리는 이 스트레스에 대한 정서적 지지 시스템이 없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스트레스를 완하하는 여러 요인 중 중요한 것이 친밀감인데, 현재 중년들은 이 친밀감을 느낄 기회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친밀감을 느낄 때, 옥시토신이라는 여성호르몬이 나온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혈압을 떨어트리는 호르몬”이라며 “여성 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나오는 호르몬인데 이 호르몬은 스킵십, 연대감을 통해 분비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013년 대한민국의 현 모습은 어떨까. 김 교수는 ‘어색한 가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퇴근한 아빠가 아이들을 안아 주려하면 아이들이 놀라서 도망간다. 휴일이면 가족과 있는 것이 어색해 PC 방으로 향하는 중년들도 많다.

김 교수는 “정해진 업무시간에만 일을 해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힘들다 보니,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늦어지고 가족들과 얼굴을 맞대는 시간이 줄어 들어들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우리는 옥시토신이 결여된 사회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불행하다고 하면 끝은 아니다. 김 교수는 행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말을 했다.

김 교수는 “중년들이 받는 스트레스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인 사회 변화의 속도가 더뎌져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야 한다”며 “자신들에게 진짜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야 한다. 또 소외감을 극복하기 위해, 사람들과 시간을 공유해야 한다. 또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말과 행동을 자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