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로티·신세계 등 극우회원 의도적 공격 의혹
한국영화가 최근 일부 네티즌들의 이른바 ‘평점테러’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각 작품당 관객 평점을 매기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 영화 섹션에 일부 네티즌들이 몰려 들어 무차별적으로 최하점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영화계는 특정 사이트의 회원들에 의한 의도적인 ‘공격’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파파로티’ 제작사 KM컬쳐는 “지난 19일 오후부터 20일 오전 현재까지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관람 후 평점 게시판에서 영화 ‘파파로티’를 비롯해 ‘7번방의 선물’ ‘신세계’ ‘사이코메트리’ 등 현재 상영 중인 한국영화에 대한 네티즌들의 ‘1점 주기’ 집단 행동이 이뤄지고 있다”며 “특정 사이트에서 시작된 네티즌들의 영화 평점 공격은 ‘의리’ ‘으리’ 등 특정 키워드를 활용해 여러 영화에 마구잡이 식으로 1점을 남발하는 집단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평점 테러의 진원지로 의혹을 받는 한 인터넷 사이트는 극우 성향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이들 사이트의 최근 글에는 ‘으리’ ‘의리’를 내세워 최근 개봉작 중 한 편의 주연배우를 아이콘으로 내세우고, 해당 작품과 주연배우의 전작을 미화하고 다른 영화는 무조건 깎아내리는 회원들의 글이 적지 않게 올라와 있다. 특히 한국 현대사를 비판적으로 조명한 작품일수록 이들의 평점 사냥에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많다. 미군정과 국군 토벌대에 의해 양민이 희생된 제주 4ㆍ3 사건 소재의 ‘지슬’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작품은 한국영화 최초로 선댄스영화제 대상을 수상하고 국내외의 호평을 받았지만, 네이버의 네티즌 영화평점은 3점대에 불과하다. ‘좌빨’ ‘빨갱이’ ‘홍어’ ‘선동질’ 등 좌파나 특정 지역민들을 비하ㆍ모욕하는 네티즌 리뷰가 대거 올라와 있고, 이들은 하나같이 영화에 ‘1점’을 매겨 평균 평점을 상식 이하로 낮췄다. 광주민주항쟁을 소재로 한 ‘26년’, 용산참사의 진실을 그린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도 평점 테러의 희생양이 됐다. 진보적인 시각의 영화를 사냥감으로 삼던 ‘평점 테러’가 최근엔 범죄 소재나 범죄자, 조직폭력배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 감동 휴먼드라마를 표방한 영화, 공권력이 비판적으로 묘사된 작품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영화계에선 인터넷 평점이 입소문을 반영하는 정보 공간이라는 점에서 잠재적인 관객들의 판단을 왜곡시키고, 영화의 다양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보고 있다. 일부 영화사가 네티즌들을 동원해 무조건적인 10점 주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른바 ‘알바 의혹’과 더불어 특정 사이트 회원이나 특정 취향의 관객들에 의한 ‘평점 테러’는 영화의 관람과 소비 문화를 왜곡시킨다는 점에서 큰 우려를 사고 있다.
이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