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센인들에게 자행된 강제 낙태ㆍ단종(정관수술) 피해자들에 대해 국가가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부장 심우용)는 강제로 낙태ㆍ단종을 당한 한센인들 20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183명에 대해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국가가 단종을 당한 피해자 171명에게 3000만원씩, 낙태 피해자 12명에게 4000만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번에 소송을 낸 피해자들 중 ‘한센인 피해사건 진상규명 위원회’의 운영 기간이 끝나 피해자로 규명을 받지 못한 20명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청구가 기각됐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광주고법 순천지원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같은 피해에 대한 국가의 배상 책임이 인정된 데 이어 두 번째이다. 첫 소송에는 피해자 19명이 참여해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한국한센인총연합회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의 판결이 이뤄진 뒤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은 항소를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최광현 연합회 전무이사는“피해자들의 평균 나이가 74세인데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왔다”며 “국가가 자행한 끔찍한 폭력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야 한다. 정부가 항소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1937년 일제 강점기 때부터 한센인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던 강제 정관수술을 해방 이후 폐지했다가 1948년부터 소록도 내 부부 동거자들에게 다시 시행했다. 또 동거 중 임신이 된 경우에는 여성에게 강제로 낙태를 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