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봉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中企취업경력자에 창업지원 中企 기피 취업문화 바꾸고 정부엔 고용 확대 ‘일석이조’
고용 없는 성장시대에 창업이 세계적 화두가 됐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경쟁적으로 청년 창업지원에 나선 지 오래다.
고용노동부는 사회적 기업의 창업 촉진을 위해 아이디어 부문과 창업 부문을 나누어 소셜벤처 지원사업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뉴미디어 분야의 창업을 위해 교육과 컨설팅 및 창업사업화 지원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바이오산업 분야의 예비창업자에 대한 이론과 실습교육을 제공했다.
중소기업청은 대학생 창업교육을 위해 창업강좌 운용비용과 창업아이템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을 창업동아리에 지원했다. 창업예비자와 창업전문가 양성을 위한 창업대학원 프로그램 및 기술창업학교 사업으로 창업을 원하는 이들에게 멘토를 지정하고 이론과 실습교육을 지원했고, 대학생과 대학원생의 기술창업에 필요한 실험실 창업지원과 대학의 물적ㆍ인적 인프라를 활용한 예비기술창업자 지원을 했다. 우수 창업아이템을 보유한 예비창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중소벤처창업경진대회를 열기도 했다.
서울시의 ‘하이서울 창업스쿨’, 대전시의 ‘유스(Youth) CEO(최고경영자) 300’, 경기도의 ‘G창업스쿨’은 창업교육과 창업컨설팅에다 신용보증지원까지 했다.
새 정부가 새로운 창업지원 정책을 내놓기 전 그간 추진해온 창업지원사업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창업지원 정책을 평가할 때 중앙정부 부처 간이나 지방정부 창업지원 사업이 비슷하거나 중복되는 부분은 없는지, 부처 간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창업교육과 사업화 지원이 잘 연계되고 있는지, 창업지원 대상은 적절한지, 그리고 창업지원에 대한 접근성은 보장돼 있는지 면밀히 분석해 개혁할 필요가 있다.
특히 창업지원 접근성은 창업의 출발점으로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접근성이 탁월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으로 영국의 ‘플라잉스타트(Flying Start)’가 있다. 이 프로그램은 대학 졸업 예정자와 대학 졸업 5년 이내 청년의 창업을 돕기 위해 2004년 창설한 ‘전국 졸업생 창업가정신 위원회(The National Council for Graduate Entrepreneurship)’가 운영하는 온라인 프로그램이다. 금방 창업했거나 1년 이내 창업할 사람을 대상으로 3일간 집중적으로 교육을 제공하고, 창업 후 1년간 꾸준히 해당 분야 산업전문가에게 자문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정부 부처와 기업ㆍ대학이 공동으로 창의적 문화산업 등 분야별로 특화한 창업 전문 네트워크를 구성해 지원한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창업가를 발굴해 6개월간은 자국에서, 6개월간은 창업경쟁력이 높은 미국에서의 훈련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취업경력자에게 창업 문호를 개방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취업경력 없이 창업에 성공한 사람도 더러 있지만, 5년 이내의 취업경력이 창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제는 매우 합리적이다.
한국도 취업경력이 있는 청년에게 창업지원을 개방하고, 특히 중소기업 취업경력이 있는 청년을 우선적으로 지원한다면 창업 성공률을 증가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취업문화를 바꿀 수 있는 다면적인 효과가 있다. 차제에 중소기업의 근로환경과 보상수준이 개선될 수 있도록 청년을 고용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인센티브 정책의 하나로 청년을 고용하는 중소기업에 정부가 1년간 공공 부문 인턴 채용에 지불하는 비용만큼 지원한다면 청년들은 삶의 터전인 일자리를 얻고 나아가 창업의 꿈을 키울 수 있다. 중소기업은 고급 신규인력을 충원할 수 있고, 공공기관은 인턴관리 행정력을 아낄 수 있으며, 정부는 청년실업 해소와 중소기업 인적자원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발상을 전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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