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누명을 쓰고 도망을 다니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안방 문을 두드린다. KBS2 새 수목드라마 ‘천명’이 그것. ‘도망자 플롯’이라는 점에서 종영된 드라마 ‘추노’ ‘추적자’, 영화 ‘런닝맨’과 같지만, 조선시대와 부성애를 동시에 가져왔다는 점에서 궤도를 달리한다.

‘천명’(극본 최민기 윤수정, 연출 이진서 전우성)의 또 다른 제목은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다. 조선 12대 왕 인종 독설 음모가 계획된 역사적 상황을 배경으로 하는 이 드라마는 억울한 누명을 쓴 내의원 최원(이동욱 분)의 치열한 사투를 담아낼 예정이다.

최원은 인종 독살 음모에 휘말려 도망자가 되는 동시에 불치병 딸 최랑(김유빈 분)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위기에 봉착한 한 남성의 이야기, 이것이 ‘천명’의 큰 줄거리다.

냉혹한 추적자들과 최원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 세자 독살을 둘러싼 추악한 진실, 그리고 딸을 구하기 위한 아버지의 눈물. 흥미로운 스토리와 심금을 울리는 전개를 앞세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 이동욱의 자신감과 송지효의 노련함

배우 이동욱은 타이틀 롤 최원으로 분해 열연을 펼친다. 특히 이번 드라마가 데뷔 후 처음으로 도전하는 사극연기다.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받고 있는 그는 방영에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있다”고 포부를 밝힌바 있다.

극중 최원은 살인누명으로 도망자가 된 내의원 의관으로, 제작진은 ‘조선 최고 딸바보’라고 소개했다.

이동욱은 첫 사극도전에 아버지 역할도 처음이다. 낯설음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터. 하지만 그는 “대상이 달라졌을 뿐 멜로라고 생각하고 접근했다. 사랑하는 대상을 ‘연인’에서 ‘딸’로 설정했다”며 “시청자들의 의구심을 잘 알고 있다. 어떻게 하면, 충족시킬 수 있을까 고민과 연구를 많이 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복을 입고 아버지가 된 그가 ‘천명’을 통해 배우로서 한 걸음 도약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반면 이동욱과 호흡을 맞추는 상대역은 한복이 낯설지 않은 송지효다. 그는 내의원 의녀 홍다인 역을 맡았다. 이미 드라마 ‘주몽’과 ‘계백’, 영화 ‘쌍화점’ 등을 통해 사극 연기에서 합격점을 얻어낸 송지효는 ‘처음’인 이동욱과 적절한 조화를 이뤄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예상된다.

사극이라는 점을 제외하고 송지효는 이번 드라마에서 그동안 하지 않았던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한다. 그는 “전형적인 여성스러운 여인이 아닌 차갑고 도도하며 정의감이 불타는 캐릭터”라며 “이전 작품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인물이라 흥미를 느꼈다”고 전했다.

이동욱과 송지효, 두 사람이 만들어낼 시너지 효과는 어떨까. 극을 기대하게 만드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이동욱은 송지효와의 호흡을 두고 “현장에서 굉장히 잘 맞다. 무엇보다 동갑이라는 점이 유리했다”면서 “말도 편하게 하고, 상의도 많이 하며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 조명하지 않았던 인조 독살..그리고 문정왕후

‘천명’은 앞서 언급했듯 인종 독살 음모가 계획된 역사적 상황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제작진은 야사를 토대로 극의 이야기를 꾸렸다. 계모 문정왕후에 의한 독살일 것이라는 인종의 죽음, 지금까지 작품에서는 비중 있게 다른 적 없었던 이 사건으로 안방극장에 신선함을 전하겠다는 기획 의도가 깔려있다.

왕좌를 사이에 둔 정치적 대립, 문정왕후와 이호의 팽팽한 대립은 도망자의 이야기와는 또 다른 형태로 극의 흥미를 불어넣을 전망.

이호 역은 남성그룹 2AM 임슬옹이 맡았다. 연출을 맡은 이진서 감독은 그의 캐스팅을 두고 “연기자로서는 신인이라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호의 유약하고 고뇌하는 이미지가 임슬옹과 맞아 떨어졌다. 이후 몇 차례의 오디션을 거쳐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로 임슬옹의 본업은 가수로, 이제 갓 연기자로서의 도약을 준비하는 신예다. 때문에 완벽할 수는 없다. 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데뷔 24년 차인 베테랑 연기자 박지영이 나선다.

박지영은 극중 문정왕후 역으로,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발산할 예정이다. 과거 드라마 ‘상록수’와 영화 ‘후궁:제왕의 첩’으로 사극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그인 만큼 ‘천명’에서는 또 어떤 존재감을 발휘할지 시선이 집중된다.

그는 “극에서 악의 축을 담당하는 악랄한 인물”이라고 캐릭터를 소개한 뒤 “젊은 친구들과 호흡을 맞춘다는 점에서 굉장히 좋다. 문정왕후는 작품 속 가장 파워 있는 인물이다. 그런 의미에서 끌렸다”고 작품을 선택한 속내를 전했다.

아울러 임슬옹에 대해서는 “‘천명’ 속 또 다른 한 쪽에는 박지영과 임슬옹의 이야기가 있다. 둘의 촬영은 주로 궁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더욱 돈독하고, 덕분에 현장이 정말 재미있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 화려한 영상미와 세심한 대본

‘조선판 도망자’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천명’은 긴장감 넘치는 장면을 극대화 시킨다. 그 일환으로 데이 포 나이트(day for night, 밤의 장면을 낮에 촬영하되 밤의 효과를 얻도록 하는 것) 촬영 기법을 활용, 어둠의 색깔을 살릴 계획이다.

아울러 브라운관에서는 좀처럼 쓰이지 않는 섬세한 조명은 레드 에픽 카메라 촬영과 결합, 더욱 선명한 색감으로 표현돼 시청자들의 보는 재미를 더한다.

드라마 관계자는 “동궁전, 내의원 등 우아한 세트 디자인으로 영상의 격을 한층 높였다. 시청자들이 다른 곳으로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극중 주인공의 직업은 내의관과 의녀다. 특히 ‘천명’은 침을 기반으로 한 대본 구현에 애썼다.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해 모든 장면을 표현했고, 한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자연스러운 설정을 도왔다.

이동욱, 송지효는 “한의학 자문 선생님에게 직접 침을 놓는 방법을 배운 뒤 촬영에 들어간다. 촬영장에도 계시기 때문에 직전까지 도움을 받으며 좀 더 디테일한 부분을 신경쓴다”고 설명, 섬세한 장면 구현에 힘을 보탰다.

이처럼 ‘천명’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오는 24일 베일을 벗는 가운데 수목극 왕좌를 거머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진서 감독은 “주인공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도망가는 플롯에 사극, 그리고 부성애의 색다른 조합이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며 “다른 작품과 차별화 되는 ‘천명’ 만의 영상을 위해 미술과 조명에 신경을 많이 썼다. 긴장감 있는 영상미와 흥미진진한 스토리, 절절한 부성애가 재미는 물론 감동까지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동욱(좌부터/탤런트/영화배우),송지효(천성임/영화배우/탤런트)
억울한 누명을 쓰고 도망을 다니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안방 문을 두드린다. KBS2 새 수목드라마 ‘천명’이 그것. ‘도망자 플롯’이라는 점에서 종영된 드라마 ‘추노’ ‘추적자’, 영화 ‘런닝맨’과 같지만, 조선시대와 부성애를 동시에 가져왔다는 점에서 궤도를 달리한다.
이동욱(좌부터/탤런트/영화배우),송지효(천성임/영화배우/탤런트) 억울한 누명을 쓰고 도망을 다니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안방 문을 두드린다. KBS2 새 수목드라마 ‘천명’이 그것. ‘도망자 플롯’이라는 점에서 종영된 드라마 ‘추노’ ‘추적자’, 영화 ‘런닝맨’과 같지만, 조선시대와 부성애를 동시에 가져왔다는 점에서 궤도를 달리한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 hajin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