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 비판 사회적 관심 불구 제작수입 거의 없어 ‘부업’ 전전 인건비·마케팅비등 지원책 절실
한국영화 르네상스의 빛이 밝을수록 그늘은 짙었다.
최근 ‘지슬’이 소규모 개봉작으로는 이례적으로 12만명을 돌파하고, ‘모래가 흐르는 강’ ‘홀리 모터스’ 등이 국내외 ‘다양성 영화’가 선전을 계속하고 있지만, 한국 독립영화의 근간을 이루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제작 환경은 인력과 작품의 재생산이 불가능할 정도로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독립 다큐멘터리가 주류 미디어에서 외면하고 간과한,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부조리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다양한 시선과 목소리를 담아내는 ‘시대의 거울’이라는 점에서 정부와 영화계의 대책이 요구된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신진다큐모임(나두경 외 4인)에 의뢰해 최근 조사ㆍ발표한 ‘독립 다큐멘터리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독립영화 제작자의 87%가 연수입 2000만원 미만의 소득자였다. 이들은 연수입의 대부분을 작품 이외의 영상제작, 교육, 강의 등 2개 이상의 부업을 통해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수입 중 다큐 제작을 통해 얻는 수입은 6.6%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전체 설문조사 응답자의 62%는 다큐 제작을 통해 얻는 수입이 아예 없다고 답했다. 결국 다큐 영화인들이 ‘본업’인 작품 제작을 통해 얻는 연봉은 평균 140만원 미만이고 생계는 ‘세컨드 잡’으로 해결한다는 말이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한국독립영화협회, 신진다큐모임, 다큐멘터리제작가네트워크, 각종 영화제를 통해 명단을 얻은 독립 다큐멘터리 제작자 73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로 진행됐다.
또 장편 다큐멘터리 최근작 15편을 조사한 결과 인건비를 제외한 편당 평균 제작비는 3872만원에 그쳤다. 제작비 지원 출처는 제작자 본인 부담이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이 각종 영화제와 영화진흥위원회, 각 지역 영상위원회 등에 의한 공적 지원 프로그램에 의존했다.
대부분이 집이나 전ㆍ월세 공동작업실에서 개인장비를 사용하며, 인건비 문제로 필요한 스태프를 구성하지 못하고 1인 제작 시스템에 의존한다는 답변이 많아 영세한 제작 환경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렇게 제작해도 다큐 10편 중 공식 개봉작은 2편 미만인 것으로 보고서는 밝혔다. 조사연구를 진행한 신진다큐모임은 스태프 인건비와 배급ㆍ마케팅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