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영화가 워낙 좋으니까요. 지들이 먼저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12일 오전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린 ‘스물’ 제작 보고회 현장, 이병헌 감독을 소개하는 특별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그런데 이 감독, 평범하지가 않습니다. 카메라 뒤가 아닌 앞자리가 어색한 듯 쭈뼛쭈뼛 하면서도, 능청스럽게 소위 ‘자뻑’을 늘어놓습니다. 홍보 영상을 위한 설정인가보다 했죠. 알고보니 그의 실제 캐릭터였습니다. 이어진 토크에서도 특유의 나긋한 말투에 ‘자화자찬’과 반전 개그를 실어담아 현장을 5분마다 한 번씩 들썩이게 했습니다.
김우빈, 이준호, 강하늘의 캐스팅 비화를 전할 때부터 이병헌 감독의 입담은 빛을 발합니다. 그는 “영화의 세 캐릭터가 현실감 있고 지질한 캐릭터인데, 이 분들은 외모적으로 갖춰져 있는 분들이라 부적합하다고 생각했다”더니, 이내 “실제로 만나보니 이미 내적으로 (지질한 모습이) 갖춰져 있더라”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이어 세 배우에 감독까지 포함해 외모 서열을 묻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이병헌 감독은 “제가 이 분들과 엮이기엔 좀…”이라고 겸손하게 답변을 주저하는 듯 했습니다. 그러더니 “저는 일반인이니까 그걸 감안하면 제가 1위인 것 같다. 제가 이 나이 땐 뭐…”라고 넉살좋게 답한 뒤, “2,3위는 뭐 의미 있나요?”라고 덧붙여 현장을 폭소케 했습니다.
배우들도 이병헌 감독을 ‘동네 형’처럼 편하게 느끼는 모습이었다. 김우빈은 “현장에서 너무 즐거웠고, 감독님이 앵글 안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해주셨다. 다음에도 감독님과 꼭 다시 작업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준호는 “감독님을 보면서‘어떻게 저런 대사를 생각해내지’ 했다. 사람들을 홀릴 수 있는 ‘말빨’을 가진 분이라고 생각했다”고, 강하늘은 “촬영하면서도 정말 친한 형 같았다”고 친근함을 드러냈습니다. 물론 이병헌 감독은 상업영화로는 첫 데뷔하는 소감을 전하며 영화감독으로서의 진지한 모습과 포부도 드러냈습니다. 그는 “전작 ‘힘내세요, 병헌씨’가 전국 관객 3500명을 기록했는데,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 같다. ‘스물’에 끼워넣어서 어떻게 홍보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스무 살이라는 나이가 굉장히 재미있다. 그 나이 대의 풋풋함과 추억 등이 공감을 살 거라 생각한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시면서 많이 웃어주시기만 한다면 만족할 것 같다”는 바람을 드러냈습니다.
이병헌 감독은 이날 끝까지 좌중을 들었다 놓더군요. 그는 마지막 인사를 전하면서 “제가 먼저 영화를 봤는데 재밌더라고요. 빵 터지던데요”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좀처럼 시원한 웃음이 터지지 않는 기자 간담회 현장에서, 이처럼 쉴 새 없이 웃음소리가 들린 건 오랜만입니다. 조만간 이병헌 감독을 ‘라디오 스타’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만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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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병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