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한라그룹 주력 계열사 만도의 자금이 투입된 한라건설 유상증자가 빠른 속도로 마무리됐다. 투자자들의 반발이 확산되는 가운데 일부 기관투자가는 민형사상 소송 등 실력행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어서 여파가 계속될 전망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라건설은 유상증자를 통해 3435억원 납입이 완료됐다고 장마감 후 공시했다. 대금은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50억원을, 나머지 전액은 마이스터가 납입했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이날 “주금납입을 어제 완료했으며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만도는 100% 자회사인 마이스터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한라건설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논란이 불거지면서 만도 측은 신사현 대표이사 부회장 명의로 “유상증자에 대해 충분한 법률 검토를 마쳤다”며 “무엇보다 모회사인 한라건설을 살리고 소속 종업원들과 협력업체의 일자리를 보전하는 데 최대 목표를 뒀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만도 지분 1.77%를 보유한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트러스톤 측은 자산운용사로서는 이례적으로 전날 주금납입중지 가처분신청 내면서 법적소송을 주도하고 있다.
트러스톤 측 고위관계자는 “주금납입을 연기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으나 이번 강행으로 전날 가처분신청이 사실상 효력을 잃게됐다”면서 “앞으로 임시 주주총회 소집 요구, 배임 혐의 고소, 주주대표 소송 등 회사와 대주주 측의 책임을 묻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트러스톤 측에 위임된 기관의 일임주식을 합하면 보유지분은 총 9.24%에 달한다. 임시주총은 지분 3% 이상이면 요구할 수 있다.
만도 지분 9.7%를 보유한 ‘2대 주주’ 국민연금의 행보도 주목된다. 국민연금은 전날 하루에만 두 차례 회의를 진행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만도의 유상증자 참여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어 만도 비중 축소 등 여러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 소액주주 커뮤니티 ‘네비스탁’의 엄상렬 팀장은 “주주들이 차기 주주총회 때 만도 이사들의 재신임 또는 사외사 교체 문제 등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