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싸이의 신곡 ‘젠틀맨’의 성패를 좌우할 뮤직비디오가 엄청난 속도로 유튜브 조회수를 늘려가고 있다. 이번 뮤직비디오는 창작과 세계 대중 공략 사이의 적절한 타협의 산물로 보인다. 대중문화 상품은 창의적이고 대중적이면 가장 좋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가 아니라면 트렌드를 이끄는 상품이라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싸이는 이를 위해 전작 ‘강남스타일‘보다 더 유머러스하고 섹스 수위를 한층 더 높이는 전략을 구사했다. ‘강남스타일’에서 진일보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이는 2002년 데뷔곡 ‘새‘에서부터 일관되게 보여준 ‘싼티’와 ‘섹드립(섹스 애드립)’이라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기도 했다. 싸이는 13일 열린 콘서트 ‘해프닝‘에서 “강남스타일을 뽀개기 힘들다면 그 분위기는 가지고 가야한다”는 말로 신곡 발표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또 신곡과 뮤직비디오의 컨셉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게 했다.
‘젠틀맨’ 뮤직비디오에는 B급 풍자가 강렬하다. 너무 자극적이어서 불편하다는 시각도 있다. 싸이 앞에서 소스를 바른 어묵을 야릇하게 먹는 가인의 모습은 선정적이다. ‘알랑가몰라’ ‘말이야’ ‘마더 파더 젠틀맨’은 라임을 살린 후렴구로 중독성을 유발하지만 ‘마더 파더 젠틀맨‘은 욕이 연상된다. 여성과 어린이를 괴롭혀 기분이 나빴다는 반응도 있다.
혹자는 ‘강남스타일’은 B급을 내세우면서도 A급의 뮤비를 보여줬다면 ‘젠틀맨‘은 내용물이나 전달방식 모두 B급이라는 의견을 내세우기도 하지만, 재미와 유머로 잘 버무러졌다는 시각이 더 우세하다.
‘젠틀맨’ 뮤비에는 싸이가 양복을 잘 차려입은 노인들에게 쇼핑백을 들게 해 비서처럼 부려먹고, 런닝머신을 타고 있는 여자와 커피 마시는 여성에게 골탕을 먹이고, 심지어 방귀를 뀌어 그 냄새를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여성의 코에 뿌리고, 의자에 앉는 여성의 의자를 빼버리고, 비키니를 입은 여성 등에 오일을 발라주다가 수영복 가슴 끈을 풀어버리는 행위가 이어진다. 아이들의 공을 빼았아 멀리 차버리고 혼자 좋아하는 장면 등 시종 ‘악동‘의 모습이다.
여성과 어린이들을 괴롭히지만, 겉은 멋있게 차려입은 젠틀맨의 권위에 대한 조롱이 담겨있다. 신사의 허위의식을 폭로하며 괜히 신사인 척 폼 잡지 말라고 한다. 잘난 체 하는 신사를 물먹이는 삐딱한 시선에서 오히려 통쾌함이 느껴진다며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표시한다. 그 점에서 ‘젠틀맨’ 뮤비는 현대사회 부적응을 유머로 풀어낸 찰리 채플린의 유머 스타일과도 맞닿아 있다.
그러면서 뮤비 사이사이에는 싸이가 저작권료까지 지불했다는 시건방춤이 들어가 있다. ‘말춤’처럼 시건방춤도 따라하기에는 무척 좋다. 싸이 같은 ‘노는 음악’은 춤 따라하기와 패러디가 성공의 관건이다. 싸이는 ‘젠틀맨‘에 대해 ‘그냥 클럽음악이다’는 지적에 “클럽음악이 맞다”고 맞장구쳤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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