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인숙 여행칼럼니스트] “우리 비행기는 곧 이륙합니다. 좌석벨트를 착용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기장의 이륙안내 멘트가 들린다. ‘드디어 떠난다! 하고 싶은 걸 하는구나! 이제 나는 자유! 짜릿하다!’ 수많은 느낌표가 머릿속을 꽉 채운 사이, 비행기는 창공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른다.
순항고도에 이르기까지 잠시 아찔해진다. 약간의 어지럼증. 비행기가 이륙할 때면 늘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다.
내가 첫 여행지로 선택한 곳은 인도다. 인천에서 델리로 가는 길, 광저우 공항을 경유하기로 했다. 다른 항공권들은 미리 예약해서 싸게 구입했는데 인도로 가는 항공권은 편도인데다 여행에 임박해서 예약해 조금 비싸다. 떠나기 얼마 전까지도 첫 여행지를 인도차이나반도로 할까 인도로 할까 고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도가 또다시 나를 끌어당겼다. 일단 인천에서 광저우 공항까지는 순항한다. 그러나 광저우에서 델리 가는 비행기가 연착에 연착을 거듭한다. 잠시 경유하려던 광저우 공항에서 저녁까지 사먹고 연착된 비행기를 기다려본다. 그리고 밤늦게 항공편이 아예 취소됐다. 델리 기상여건 때문이라는 안내뿐 더 이상의 설명도 없다. 그토록 염원하던 여행이었는데 첫날부터 꼬여버렸다. 얼떨결에 중국 임시 비자를 받아들고 공항에서 멀리 떨어진 호텔로 승객들을 실어 나르는 버스에 탄다. 야밤의 광저우는 볼거리가 하나도 없다. 비행기 연착, 항공편 취소, 긴 기다림, 그리고 호텔에서의 아늑한 밤까지. 요만한 하루에 예상에 없던 일들이 가득하다. 예측 불가능한 여행의 세계에 드디어 발을 딛었음을 실감한다. 어쨌거나 기분이 좋다. 1박2일의 델리행이 돼버린 오늘의 해프닝도 여행이 주는 선물로 여겨진다.
역시 인도로 가는 길은 멀다. 하루만큼 멀어진 한국에서의 일상이 아득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