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뱃길 지하‘ 한전 송전선로’가보니 …

칼바람이 불던 지난 11일 한강 하류 행주대교에서 서해(황해)로 연결되는 운하 ‘경인 아라뱃길’의 한가운데를 찾았다. 그 아래에 비밀스런 속살이 있다. 지하 57m 아래에 있는 길이 2.1㎞에 달하는 해저 터널에 숨어 있는 전력 송배전선이다. 서인천복합, 신인천복합, 인천화력을 비롯해 포스코복합과 영흥화력까지 인천 지역 총 5개의 발전소에서 만들어지는 전력 1300만㎾를 서울과 수도권에 공급하는 전력 송전선로다.

600억원의 건설비가 들어간 이 시설에 한국전력 인천본부는 24시간 철통 감시를 수행 중이다. 한전 인천지역본부는 전국 전력 수요의 40%가 집중된 수도권을 책임지는 곳이다. 박중길 한전 인천지역본부장은 “만일 이곳에 이상이 발생하면 수도권 지역 10여개 공단에 집중된 8000여개 중견ㆍ중소기업들의 전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며 “서울부터 멀게는 개성공단으로 향하는 전력도 이곳을 거치기 때문에 막중한 책임을 갖고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건은 녹록지 않았다. 현재의 송전선로가 막대한 전력 수송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 김재승 한전 송전팀장은 “메인 송전로와 유사 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 송전로가 있는데 지금은 두 쪽 모두 정격용량의 90%씩 사용되고 있다”며 “만일 한쪽에 이상이 생기면 어쩔 수 없이 발전소를 일부 중단시켜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 번의 고장도 용납할 수 없는 막중한 임무 때문에 한전은 이곳 시설에 24시간 전력계통 감시ㆍ제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과학화 진단장비를 이용해 타 지역보다 3~4배 더 강화된 관리를 하고 있다. 심지어는 3~4월에는 산림청과 합동으로 2200여명을 동원해 송전선로 주변 산불 차단에도 나설 정도다.

이동승 한전 홍보실장은 “집 안에서 편안하게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발전도 중요하지만 전기를 안전하게 전달하는 과정 역시 고도의 기술력과 수많은 이의 노고가 들어가게 된다”며 앞으로 수도권에는 송전선로를 짓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국민의 전기 절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