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류정일 기자] 통합방송법 제정을 앞두고 소비자 선택권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외서도 유례가 없는 시장점유율 합산규제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4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까지 방송법과 IPTV법 통합을 추진한다. 매체간 칸막이식 규제를 개선하겠다는 구상으로 케이블TV와 위성, IPTV 등 네트워크별로 분산된 유료방송 법체계를 일원화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점유율 3분의 1’ 규제를 받아온 케이블TV 업계는 유료방송 시청점유율 규제에 IPTV 뿐 아니라 위성방송도 합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료방송 시장의 맹주인 KT를 정조준한 것이다.
KT는 IPTV인 올레TV와 국내 유일 위성TV인 KT스카이라이프를 합해 최대 800만(중복가입 포함)에 육박하는 가입자를 두고 있다. 전체 유료방송 시장 2400만의 30% 수준으로 경쟁사들의 견제를 받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주요국의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사전 시장점유율 규제를 두고 있지 않다. 실제 2011년 2분기 기준 이탈리아의 스카이 이탈리아(Sky Italia)의 시장점유율은 85.4%에 달하고 영국의 비스카이비(BskyB)는 70%, 싱가포르의 스타허브(StarHub)는 63.4%다.
특히 미국의 1위 사업자인 컴캐스트(Comcast)는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30% 초과 제한 규정에 맞선 법정공방 끝에 동일 사업자가 경쟁 또는 다양성을 위협한다고 볼 수 없다며 시장점유율 규제에 대한 무효 판결을 얻어냈다. 실제 FCC는 최근 “DC 순회법원의 무효 판결로 규제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FCC는 대법원에 상소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IPTV 및 위성TV의 시장점유율이 합산돼 규제될 경우, 소비자는 더이상 KT 유료방송에 가입할 수 없게 된다. 현재 올레TV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실시간 공급되는 채널이 총 223개에 이르고 경쟁 IPTV 업체들이 120여개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차별적 소비자 불이익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또 경쟁사 대비 최대 2배 많은 13만여편의 KT VOD에 대한 소비자 접근도 원천 차단될 수 있다. IPTV 업체들이 콘텐츠 차별화에 나서면서 KT도 어린이 대상의 ‘뽀로로 극장판’, ‘마법천자문(2D/3D)’, ‘뛰뛰빵빵 구조대’ 등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해외 유료방송 시장 뿐 아니라 국내 공정거래법, 전기통신사업법도 시장점유율을 활용해 사후적으로 규제할 뿐 사전적으로 일정 선을 초과하지 못하게 규제하지는 않는다”며 “이용자 측면에서도 전국망을 강점으로 지역 차별 없는 교육 양극화 해소 및 노인 복지 향상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는 순기능도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