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장소 전동차 내부 최다·지하철역 구내 順…4년새 4배나 급증

올해 무더위가 일찍 다가오면서 여성을 상대로 한 ‘몰래카메라 범죄’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된다.

27일 경찰청에 따르면 스마트폰 등 카메라 장치를 활용한 몰래카메라 범죄는 해마다 급증했다. 2008년 576건, 2009년 807건, 2010년 1134건, 2011년 1523건, 2012년 2401건이었다. 이 가운데 20대 이하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몰래카메라 범죄가 2008년 105건에서 2012년 508건으로 5배 가까이 늘어났다.

문제는 몰래카메라 범죄가 여성들의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계절에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서울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가 발표한 ‘2012년 상반기 지하철 성범죄 현황’ 자료를 보면, 1분기(1~3월) 32건에 그쳤던 몰래카메라 촬영 적발 건수는 2분기(4~6월)에 5배 가까운 186건으로 크게 늘었다. 기온 상승에 따라 여성들의 노출이 많아지자 이를 몰래 촬영한 범죄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소별로는 전동차 내부가 235건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지하철역 구내가 181건(38.9%), 승강장이 45건(9.7%)이었다.

휴가철 해수욕장에서 벌어진 성폭력 범죄의 태반도 몰래카메라 범죄였다. 지난해 10월 박수현 의원(민주당)이 해양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밝힌 자료에 의하면, 2010년 7건이었던 해수욕장 성폭력 범죄는 2012년 27건으로 4배 늘었다. 이 중 카메라 촬영(47.1%)이 절반에 달했고, 강제추행(33.9%)이 뒤를 이었다. 3년간 적발된 53건의 성폭력 범죄 중 32건(60.3%)이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만 적발됐다.

이렇게 촬영된 내용은 SNS상에 빠르게 유포될 수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된다. 지난 21일 전북에선 피해자가 소변 보는 장면을 몰래 찍어 이를 피해자 SNS에 올린 친구가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스마트폰 앱 중에는 촬영음이 나지 않는 무음(無音) 앱이 여럿 등장해 범죄에 이용되기 쉽다. 하지만 이를 단속할 수 있는 규정은 사실상 없다. 지난 3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스마트폰 무음 앱의 악용을 막기 위해 촬영음 기술 표준을 개정했으나 권고사항에 그치고 있다.

이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