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서슴지 않는 막장 시어머니 온갖 핍박에도 굴하지않는 며느리‘백년의 유산’ ‘장옥정’ 닮은꼴 갈등두자릿수 시청률…상승세 한몫작전·계책으로 반격나선 장옥정이제야 김태희에 맞는 옷 찾아…

납치 서슴지 않는 막장 시어머니 온갖 핍박에도 굴하지않는 며느리

‘백년의 유산’ ‘장옥정’ 닮은꼴 갈등 두자릿수 시청률…상승세 한몫

작전·계책으로 반격나선 장옥정 이제야 김태희에 맞는 옷 찾아…

월화극 중 시청률 꼴찌였던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가 두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최근 ‘장옥정’의 흐름을 보면 현대극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는 지독한 ‘시월드’ 구축을 주목할 만하다. 시청률 30%를 넘기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MBC ‘백년의 유산’의 징글징글한 시월드와 유사한 구조다. 그런 점에서 두 드라마의 갈등구조는 닮은 꼴이다. 또한 이 갈등구조는 시청률 상승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장옥정은 자신을 제거하려는 서인 세력의 틈바구니에서 승은을 입어 종4품 숙원에 책봉되고 정1품 빈의 자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궁 안에는 숙종(유아인)을 제외하면 사방에 ‘적’이 포진해 있다. 이들 모두가 장옥정에게는 헤쳐 나가야 하는 ‘시월드’인 셈이다.

지독한 시어머니 대비 김씨(김선경)와 며느리 장옥정, 이 사이에서 눈치보고 갈등하는 아들 숙종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먹히는 시월드의 삼각구도다. ‘백년의 유산’에서 개념없는 시어머니 방영자(박원숙)와 며느리였던 민채원(유진) 그리고 마마보이 아들 철규(최원영)의 갈등구조와 유사하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시집과 며느리(김남주)의 갈등구도도 중요하지만 자극적이거나 막장적이지 않았고 고부관계를 제외한 다양한 가족문제를 다뤘다. 하지만 ‘백년의 유산’과 ‘장옥정’의 갈등구조는 지독한 시월드를 강력히 부각시켜 시청률 상승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일단 시어머니의 지독함과 상식없음이 갈등의 전위대로 제시된다. 그래서 시어머니의 며느리에 대한 ‘가학’과 시어머니에 의한 며느리의 ‘피학’이 한동안 이어진다. 대비 김씨는 장옥정에게 아들의 씨, 즉 용종을 잉태하지 못하도록 불임약을 강제로 먹이려다 장옥정의 자살 시도로 무위에 그쳤다. 이쯤되면 사극과 현대극을 통틀어 최고의 막장 시어머니다. 중전의 부친인 민유중(이효정)은 장옥정을 납치해 불을 붙여 죽이려고도 했다. ‘백년의 유산’에서 박원숙은 며느리를 아들과 떼어놓고 위자료를 주지 않으려고 유진을 정신병원에 감금하기까지 했다.

김태희(좌부터/탤런트/영화배우)유아인(엄홍식/탤런트/영화배우)
월화극 중 시청률 꼴찌였던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가 두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김태희(좌부터/탤런트/영화배우)유아인(엄홍식/탤런트/영화배우) 월화극 중 시청률 꼴찌였던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가 두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시어머니의 구박의 강도가 세질수록, 핍박받는 며느리도 반격의 정당성을 부여받게 된다. ‘백년의 유산’에서는 답답한 민채원이 시어머니에게 대들 만한 악녀 기질이 부족해 시집에서 물러난 후 그 역할을 마마보이 철규(최원영)와 재혼한 마홍주(심이영)에게 넘겼다. 못된 시어머니는 나쁜 며느리 스타일로 대응하는 식이다. 마홍주는 초반 개념없는 시어머니의 기세를 보기 좋게 꺾는 등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주기도 했다. ‘백년의 유산’은 지독한 시월드로 30회 이상을 끌고와 이제 이 갈등구조로는 식상하게 됐다. 지금은 여주인공 유진과 남주인공 이세윤(이정진)의 결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가운데 출생의 비밀이라는 마지막 장벽을 가동하고 있다.

‘장옥정’에서는 막장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대응이 본격 전개되고 있다. 너무 착해 당하기만 했던 김태희는 ‘백년~’처럼 악역을 해줄 마홍주에게 바통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철저하게 악녀로 변신해야 한다.

장옥정이 악녀가 되는 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미 장옥정에게는 충분히 독해져도 되는 명분의 밑밥이 두둑히 깔려졌다. 시청자는 이미 측은한 장옥정의 편에 서있다. 장옥정이 서인으로 똘똘 뭉친 궁내에서 홀로 당하는 장면만 봐도 약자인 장옥정을 밀어주고 싶다.

지난 14일 방송에서는 장옥정도 정치적인 ‘딜’을 시작했다. 궁에서 외롭고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가 아니다. 민유중의 약점을 쥐고 겁박해 자신을 반대하는 시위인 연좌를 풀도록 했다. 숙종이 다가오자 대비가 자신에게 불임약을 먹이려 했던 악행을 이야기해 숙종과 대비 사이를 멀어지게 했다. 장옥정이 당하지만 않고 작전을 잘 짜 시어머니와 중전 부친인 민유중의 뒤통수를 치는 건 충분히 재미있다. 이와 함께 숙종 이순 역으로 분한 유아인은 순탄치 않은 궁 생활을 하고 있는 장옥정을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한 남자로 여성 시청자의 인기를 한몸에 얻고 있다.

어쨌든 현대극 ‘백년의 유산’에서 자기 멋대로 며느리를 대하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박원숙이 있는 시집과 장옥정이 들어온 궁 시집살이는 매우 유사하다. 김태희는 패셔니스타 ‘장옥정’보다는 작전과 계략을 짜는 ‘장옥정’이 더 잘 어울린다. 그런데 지독한 ‘시월드’는 사극이나 현대극이나 왜 이렇게 잘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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