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윤정식 기자]한국전력은 밀양 송전탑 건설을 재개하는 한편으로 현지 주민들에 대한 특별지원안을 협상중이다. 그러나 밀양 주민들은 이를 수용치 못하겠다며 반발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21일 밀양 송전탑 건설 공사 현장은 전날과 같은 모습이다. 오전 10시 현재 공사 인력이 투입된 6개 현장 가운데 3곳은 공사가 진행중인 반면 3곳은 주민들과 대치중이다. 반대 주민들과 물리적 충돌이 없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보상안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것이 한전의 입장인 반면 주민들은 공사를 하면서는 협상을 할 수 없다며 맞서는 상황이다.
밀양 사태 해결을 위해 중재 역할을 하고 있는 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한전이 그동안 일방적으로 보상안만 내놓고 주민들의 마음을 살피는데는 미흡했다”며 지금이라도 진정성있게 협상을 벌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전, 13개 특별지원안 제시= 서동호 한전 밀양 태스크포스(TF) 본부장은 “협상 테이블은 계속 열어두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전이 제시한 13개 밀양 특별지원안에는 △설비존속 기간 동안 매년 24억원씩 지역사업 지원, △250억원을 들여 국내 최대 태양광발전소 건설 △선로 인근 펜션 임차 △주택 매입 △선로 인접지역 주거환경 개선 △마을기업 육성 통한 일자리 창출 △농산물 직거래장 공동판매시설 신축 △밤나무 항공방제 불가지역 보상 등 마을 차원의 지원이 담겨 있다. 또 △설비 주변지역 주민 또는 자녀 인턴채용 우대 △재경 유학생 기숙사 검토 △한전 병원을 활용한 지역주민 건강검진 지원 등 개별 가정에 지원되는 보상안도 포함됐다. 한전의 송전탑이 들어선 여타 지역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지원안이다. 한전 관계자는 “송전탑이 설치된 전국의 다른 지역 주민들이 밀양에 내놓은 보상안을 듣고 형평성을 제기하며 집단행동에 들어설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거부= 이에 대해 반대하는 주민들은 허울뿐인 보상안이라고 주장한다. 송전탑 건설을 가장 강하게 반대하는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평밭마을 관계자는 “송전철탑이 들어서는 토지가 아닌 이상 탑 인근 주민에 대한 개별적 보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미 철탑이 들어서면 멀쩡했던 땅이 매매도 안되는 데 국가가 개인 재산 가치를 떨어뜨리고 개별 보상을 안해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전교조 출신의 이계삼 밀양 765㎸ 송전탑 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은 “지중화 외에는 다른 어떤 보상안도 소용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전이 추진중인 765㎸ 송전선의 경우 지중화 기술이 전세계적으로 개발되지도 않은 상황이어서 사실상 송전탑 건설의 원천적 거부나 다름 없다.
▶진정성 있는 대화 필요= 밀양 주민들에 대한 지원책이 파격적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민들이 거부하는데 대해 민주당 조 위원은 “한전이 지나치게 딱딱한 자세로 주민들과 만나 협상을 진행했다”며 “인근 주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돈이 아니었는데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외부 인사들이 송전탑 문제를 정치이슈화하는 것도 문제를 키우는 원인이라며, 전력 수급을 위해 송전탑 건설이 불가피한 현 시점에서는 한전과 주민들이 마주앉아 보상안에 대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밀양 송전탑 갈등을 통해 체계화되지 못했던 주민 보상안이 자리를 잡아가게 됐다는 평가도 있다. 한전은 당장 매년 지역지원사업 지원 정례화와 설비 주면지역 주민 또는 자녀 인턴채용 우대, 재경 유학생 기숙사 운영 등은 다른 지역에도 적용하는 것을 추진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