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총리 인도·파키스탄등 순방 경제·안보등 여러분야 포괄적 협력 시진핑도 내달초 오바마와 정상회담
카리브해 대형경기장등 대규모 투자 美관심 주춤한 사이 中영향력 확대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내부정리를 어느 정도 마무리한 중국의 새 지도부가 이제 국제 외교무대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새 지도부는 주요 2개국(G2) 시대에 걸맞게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재조정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정상외교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인도, 파키스탄, 스위스, 독일 등 취임 후 첫 해외순방길에 나선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인도에 이어 22일(현지시간) 두 번째 방문국인 파키스탄 방문길에 올랐다. 리 총리는 이번 방문에서 중국의 최대 맹방 중 하나인 파키스탄과 경제, 안보 등 여러 분야에서 포괄적인 협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틀 일정의 파키스탄 방문에서 리 총리는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과 신임 총리 예정자인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 총재 등과 만나 현안을 논의한다.
특히 리 총리는 이번 방문에서 파키스탄과의 무역관계 강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파키스탄의 교역액은 지난해 처음으로 120억달러를 달성했다. 전년 대비 18% 증가한 수치다. 양국은 앞으로 2~3년 안에 교역액을 150억달러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현재 파키스탄에는 중국인 1만명과 중국 기업 120여개가 진출해 있다. 이들 기업은 주로 인프라와 에너지 프로젝트와 관련 기업들이다.
타리크 파테미 전 미국주재 파키스탄 대사는 AFP통신에서 “리 총리의 이번 방문은 중국과 차기 정부 간 경제구상을 짜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면서 의의를 강조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오는 31일부터 6월 6일까지 트리니다드토바고, 코스타리카, 멕시코 등 3개국을 국빈방문한 후 돌아오는 길에 미국을 들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다.
시 주석은 이번 3개국 국빈방문에서 카리브해 국가 등 중립적 성향이 강한 국가들을 끌어들여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카리브해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관심과 지원이 주춤하는 사이 중국이 이 지역에서 전략적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의 카리브해 국가 지원 정책은 당초 대만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는 목적에서 시작됐지만 카리브해 지역에 대한 중국의 투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중국의 존재감이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목적도 있지만 중국이 국제무대에서 카리브해 국가들의 표를 의식해 이들 국가에 대한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7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카리브해에는 25개 나라가 모여 있다. 나라는 작지만 유엔 총회에서 14개국이 각각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22일 베이징의 한 외교전문가는 “현재 중국의 외교기조가 ‘아시아 회귀’를 선언한 미국과 세계 도처에서 충돌하면서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면서 “이를 타개하려는 중국 지도부의 새로운 외교적 시험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