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 대만이 필리핀의 사과 수위에 불만을 제기하며 2차 제재에 착수, 대만 어민 피격사건으로 시작된 양국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지난 15일 오후 6시를 시한으로 정하고 이때까지 성의있는 사과와 배상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필리핀 정부에 요구했다. 그러나 필리핀의 사과가 “표현이 애매모호하고 성의도 부족하다“면서 2차 제재조치를 발동했다.

2차 제재는 총 8개 항목으로 필리핀 여행 경계령, 고위급 교류 중단, 경제교류 및 어업협상 중단, 해상훈련 등이 포함돼 있다. 앞서 대만은 필리핀인에 대한 노동비자 발급 중단, 필리핀 주재 대만대표부 대표 철수 등 3개 항목의 1차 제재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대만은 16일 필리핀과의 접경해역인 바시해협에서 함선과 전투기가 참여하는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이는 처음으로 필리핀을 ‘가상의 적’으로 간주하고 실시하는 훈련이다.

이처럼 대만이 예상밖으로 강경한 태도를 보이자 그 배경을 놓고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가 없는 필리핀이 사과과정에서 ‘국가’ 표현을 쓰지 않자 대만이 발끈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제재가 장기화되면 양국 경제, 특히 필리핀 경제가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대만의 외국인 노동자 가운데 필리핀 사람들은 전체의 20% 정도인 9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매년 7억2000만달러 정도를 필리핀으로 송금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제재는 필리핀 경제에 타격을 가할 전망이다. 또한 대만인들의 필리핀 관광도 줄어들면서 관광업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