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챙겨야 할 날들이 참 많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에 이어 스승의 날까지 챙기고 나면 5월의 절반이 지나가 버린다. 그렇다면 혹시 5월 21일은 잘 챙기고 있을까? 글을 쓰기 전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대부분이 “무슨 날이죠?”하고 필자에게 되물었다.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가정의 달 5월에 둘(2)이 하나가(1)된다는 의미를 담아 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했다 한다. 부부 관계의 소중함을 깨닫고 가정의 화목함을 지키기 위해 제정한 국가 기념일이지만 이를 챙기는 이들은 흔치 않다. 어쩌면 부부라는 ‘막역한 사이’를 ‘막 대해도 되는 사이’라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필자는 올해로 결혼 30년을 맞았다. 세월이 흐른 만큼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우리 부부에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친한 ‘벗’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여전히 주말이 되면 함께 공연을 보고 산책을 나가는 등 소소한 일상을 나누며 산다.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생각해내고 이를 통해 소통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또한 상대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려하고, 배려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어찌 보면 참 사소한 것들이지만 부부사이도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에 관계유지에 힘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사람들은 부부사이를 일상으로 여긴다. 그래서 서로의 소중함을 까마득히 잊은 채 부모라는 이름으로만 아등바등 사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육아를 이유로 각방을 쓰는 신혼부부부터 자식을 모두 출가시킨 후 이혼을 결심하는 노부부까지 모두 그런 경우가 아닐까 싶다. 자식을 끔찍이 생각하는 마음이야 참으로 아름답지만 부모라는 이름이 시작된 곳이 부부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자식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걷는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우리 부부의 모습이 나중에 내 자식의 모습이 된다면 어떨까? 내 아들이, 내 딸이 등 돌린 부부의 모습으로 살아도 괜찮다면 막역한 사이가 아닌 서로가 서로를 막 대하는 부부로 살아도 괜찮다면 부부사이를 점검하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행복한 부부의 모습으로 살기를 원한다면 부부 스스로 먼저 변해야 한다.
연애시절, 그 설렘을 그대로 간직할 수는 없겠지만 그때의 그 마음을 깨끗하게 지우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이 사람과 단 하루라도 함께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던 그때의 간절함을 잊지 말자. 마냥 행복했던 결혼식, 첫 아이를 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던 그 순간, 그리고 일상 속에서 느끼던 크고 작은 행복들. 그 모두가 부부가 함께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임을 기억하자. 또한 앞으로 남은 시간 또한 부부라는 이름으로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는 사실도 말이다.
그래서 나는 부부의 날을 맞아 부부들에게 이렇게 권하고 싶다. “부부들이여, 다시 로맨스를 시작하라.” 연애시절의 설렘과 떨림은 없더라도 그보다 따스한 편안함이 있고, 그때의 열정보다 짙은 정이 있다면 부부의 로맨스는 그 어떤 것보다 아름답다. 그러니 부부들이여, 다시 로맨스를 시작해 보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