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정부가 가정폭력을 ‘4대악’의 하나로 정하고 근절의지를 강조하면서도 최일선 창구인 가정폭력상담소 예산은 계속 줄이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전체 상담소 중 35~40%만 지원금을 내주고, 그마저도 충분한 예산을 지원하지 않고 있어 일선 현장에서는 “‘공염불’만 남발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전국가정폭력상담소협의회에 따르면 건강가족지원센터나 원스톱지원센터 등 유사한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이 우후죽순 생기고 예산이 분산되면서 가정폭력상담소에 대한 예산지원은 2006년 12월을 기점으로 계속 줄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여성폭력관련시설 운영실적’에 따르면 가정폭력상담소는 2007년 316개였지만 5년 뒤인 2012년 228개로 88곳 주는 등 매년 감소 추세다. 상담소 종사자도 2007년 2828명에서 2012년 1599명으로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12년째 가정폭력상담 분야에 몸담고 있는 한 상담소장은 “여성가족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 지방자치단체 보조비까지 못 받도록 돼 있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수년째 요구하고 있지만 달라진 건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현실감각 없이 내놓는 대책으로 인해 일선 상담소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의 한 가정폭력상담소는 3명의 석ㆍ박사급 상담원이 근무하고 있지만 이들의 연봉은 1500만원에 불과하다. 지원 예산의 70~80%를 인건비로 쓰고 있지만 상담직원들의 처우는 개선될 기미가 없다. 예산 지원이 연간 6200만원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보조금 지원액을 늘리기보다 상담사 자격 요건만 강화시켜 상담소가 겪는 어려움은 배가 됐다. 상담인력에 대한 기본적인 인건비 보장조차 어려운 현실에서 사회복지사 2급, 가정폭력교육 100시간을 이수한 전문인력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다. 정부의 가정폭력 척결 의지가 거짓이 아니라면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