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할리우드 톱스타가 한국에 왔다’는 사실만으로는 크게 화제가 안 됩니다. 예전과 달리 요새는 워낙들 많이 오니…. 단순히 이름값이 아니라 한국에 와서 어떤 행사와 발언으로 팬들과 ‘교감’하느냐가 중요하죠. 유쾌하고 유머러스하며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줄 때 한국 영화관객들 사이에서 호감도가 높아져요. 그것이 흥행에 큰 영향을 끼치죠.”
최근 만난 한 메이저 영화사 외화수입 담당자의 말이다. 그는 “내한 스타측과 프로모션 담당자들에게 한국 관객들에게 친근하고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거듭 당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레미제라블’의 휴 잭맨을 필두로 올들어선 톰 크루즈, 아놀드 슈워제네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드웨인 존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윌 스미스와 제이든 부자, 빈 디젤 등 할리우드 스타들의 방한이 줄을 잇고 있다. 이에 따라 내한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차별화된’ 개성과 행사 내용이 흥행에 끼치는 영향이 커졌다. 한마디로, 할리우드 스타들의 ‘유머감각’과 ‘팬서비스’, ‘방한횟수’가 한국관객들에 대한 ‘호감도’를 결정짓고, 이것이 흥행을 좌우하는 추세다.
‘아이언맨3’의 주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대표적이다. 5년전 첫 방한에서 매우 유쾌한 농담과 솔직한 태도로 한국 팬들로부터 호감도를 상승시켰으며, 지난 4월 두번째 방문에선 팬들과 함께 ‘48세 생일잔치’를 벌였다. 무려 5000여명의 팬들이 몰렸으며 만면의 웃음을 잃지 않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수십분간 사진 및 사인공세에 응했고, 말춤을 췄다. ‘아이언맨3’는 지난 4월 25일 개봉해 12일까지 744만명을 돌파했다.
6차례 방한 때마다 친근하고 유쾌한 이미지를 남겨 한국팬들 사이에서 ‘친절한 톰아저씨’로 불리는 톰 크루즈는 지난 2월 한국행에선 부산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됐으며 한국 스탭들에게 정성스러운 선물을 남겼다는 훈훈한 뒷얘기가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잭 리처’로 방한했지만, 그 뒤를 이어 최근 개봉한 ‘오블리비언’은 톰 크루즈의 티켓파워에 기대 작품 자체의 흥행성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으로 영화계는 보고 있다. 두번째 방한에선 아들과 동행한 윌 스미스는 YG엔터테인먼트를 깜짝 방문하고, 기자회견에서는 “흥행이 잘 되면 싸이와 음반을 내고 싶다”고 ‘공약’하는 재치를 뽐냈다. ‘레미제라블’로 두번째 방한했던 휴 잭맨도 자신에 대한 호감도를 흥행과 직결시킨 배우다. 기자회견과 방송에서 한국어로 “연아 짱”이라며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노래를 공연음악으로 선택한 피겨스케이터 김연아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반면, ‘장고: 분노의 추적자’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나 지난 2011년 방한했던 브래드 피드는 1시간가량의 기자회견을 마치 설교나 강연처럼 채웠다. 질문 하나에도 소홀함이 없는 길고 정성스러운 답변들이었으나, 맘편한 웃음 한번 자아내지 못했다. 두 배우의 작품은 흥행이 저조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