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권총 자살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나고 있지만, 경찰은 총기 유입 경로에 대한 어떤 실마리도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A(59) 씨가 자신이 운영하던 식당에서 자살에 사용한 총은 미국 제닝스사에서 1989년, 1990년에 제작 판매된 것이다. 탄창에 6발의 탄알이 들어가는 초소형 권총으로 우리 군과 경찰은 사용하지 않는 총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A 씨가 동호회 등을 통해 총기를 손에 넣었을 가능성, 총기를 훔쳤을 가능성, 일본, 태국 등을 여행한 적이 있는 A 씨가 총기를 밀반입했을 가능성 등 여러 경우의 수를 놓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이렇다할 단서는 잡지 못했다. A 씨의 컴퓨터 분석도 무위에 그쳤다.
현재 경찰은 A 씨가 자살한 총에 적힌 일련번호를 통해 총기의 유통경로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사흘 뒤 총기유통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총기 일련 번호와 사진을 인터폴에 보내며 수사협조를 요청했다. 인터폴은 최근 이 공문의 내용을 확인했다는 내용과 함께 총기 사진을 확대해서 다시 보내달란 응답을 했고, 해당 경찰서는 지난 10일 확대된 총기사진을 인터폴로 보냈다.
하지만 총기의 공식적인 유통 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작업도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기약없다. 경찰관계자는 “인터폴로부터 일련번호를 통한 유통경로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외국 수사기관이니 수사를 진행하라고 압박할 수 도 없어 답답하다”며 “본격적인 수사는 답변서를 받은 후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사 제조사인 제닝스에서 일련번호를 확인해, 총기 구입자를 파악한다고 하더라도 유통경로를 역학적으로 쫓기는 쉽지 않다. 총기 일련번호로 파악되는 유통경로는 합법적으로 매매, 양도됐을 경우에 한정되기 때문이다. 경찰관계자도 “판매된지 20년이 넘는 총이라 경로를 파악한다하더라도 중간에, 불법적으로 양도나 매매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