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앤드래곤' 출시로 촉망받는 스타트업 등극 … 다양한 장르 공략해 개발사 정체성 확보 목표
스타트업의 당면과제는 '생존'이다. 대기업과의 무한경쟁을 펼쳐야하는 시장이 만들어지며 상대적으로 빈약한 스타트업의 입지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여전히 건전한 '한방'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자본 중심으로 흘러가는 시장은 소규모 개발사의 어깨를 더욱 짓누른다.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이 스타트업들의 한결같은 목표다. 하지만 는 개의치 않는 듯 했다. 어차피 게임을 평가하는 것은 유저라는 것이 그 이유다.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잘 만든 게임에는 유저들의 발길이 집중되기 마련이다. 물론 대기업과의 경쟁이 만만치 않치만 스타트업만의 강점을 잘 살린다면 성공의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창립 2년째를 맞은 오르카는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 중 하나다. '젤리대시'로 페이스북을 통한 글로벌 공략에 나서는 한편 '킹덤앤드래곤'으로 미들코어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다양한 게임이 존중받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허영중 대표를 만나 한국에서 스타트업으로 살아간다는 의미를 되짚어 봤다.
기자 : 창업 2년째다. 대한민국에서 스타트업으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허영중 대표(이하 허 대표) : 유저들은 기업이 아닌 재미를 기준으로 게임을 평가한다. 대기업이나 스타트업이나 동일한 기준에서 유저들의 선택을 받는 것이다. 물론 개발비나 마케팅 예산 등 특정 부분에서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지만 게임만 잘 만들면 이런 한계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스타트업이라고 망설이거나 주눅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회사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직원 채용 등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많다. 강철 같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기자 : 내로라하는 대기업의 스타 개발자 출신이다. 안정된 미래를 포기하고 창업을 결심한 이유가 궁금하다허 대표 : 사실 대기업에서 일하다는 것은 정말 행복하다(웃음). 간혹 대기업에서는 새로운 도전을 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기획만 우수하면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오히려 유리하다. 창업을 결심한 좀 더 빠르게 움직여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조직이 성장하면 필연적으로 느려지기 마련인데 급변하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성공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속도전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오르카를 설립하게 됐다. 사실 과거 학창 시절 안일한 생각으로 회사를 만들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때 죽어도 창업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스타트업의 대표가 돼 있더라(웃음). 지금은 오르카만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아직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인적은 없지만 우리만의 꿈을 꾸고 있기에 만족한다.
기자 : 올해 초 출시한 '젤리대시'를 자체 서비스 중이다. 쉽지 않은 결정으로 보이는데허 대표 : 드래그 방식의 퍼즐 게임인 '젤리대시'는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하는 작품이다. 전세계 친구들과 자유롭게 교류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부분 유료 시스템이 애매해 돈은 많이 못 벌었다(웃음). 자체 서비스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페이스북을 통한 바이럴 효과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오픈 플랫폼인 페이스북에서는 여전히 완성도만으로 승부할 수 있는 여건이 유지되고 있다. 실제로 '젤리대시'는 어떤 마케팅이나 홍보도 없이 입소문만으로 25만명 이상의 유저를 모았다. 국내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노린 게임이기에 직접 서비스하며 다양한 노하우와 경험을 축적하고 싶었다. '젤리대시'는 현재 부분 유료화 시스템을 개선중이며 6월에 변화된 모습을 공개할 예정이다.
기자 : 최근 '킹덤앤드래곤'를 출시했다. 상당히 빠른 행보다. 간단한 게임 소개 부탁한다 허 대표 : '킹덤앤드래곤'는 소셜 액션 게임을 추구하고 있다. 예전에 오락실에서 즐겼던 횡스크롤 액션 게임에 네트워크 요소를 가미, 유저간 경쟁을 강화시켰다. 출시된지 얼마되지 않아 평가를 내리기는 이르지만 iOS 시장에서는 상위권을 달리고 있어 어느 정도 만족한다. 이 게임은 작년 1월부터 개발을 시작한 오르카의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다. 처음에는 디펜스 게임으로 시작했지만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개인적으로 짧은 기간동안 큰 성과를 거두는 게임보다는 오랫동안 은근한 인기를 이어가는 게임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지속적인 시스템 보강과 업데이트로 유저들의 입맛을 충족시킬 계획이다. 기자 : 올해 출시한 두 게임만 봐도 스타일이 크게 다르다. 추구하는 게임 스타일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허 대표 : 개발사의 정체성을 먼저 세우고 거기에 맞춘 게임을 출시하는 회사가 있다면 반대로 게임을 개발하며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회사도 있다. 우리는 후자다. 게임을 개발하다보면 도중에 시장 트렌드가 바뀌어 당황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마음 같아서는 최초의 콘셉트를 밀어붙이고 싶지만 트렌드라는 것은 결국 유저들의 취향을 의미하는 것이다. 트렌드라는 단어에 지나치게 휘둘리는 것은 경계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무시하는 것은 유저들을 외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개발 철학과 트렌드 사이에서 적절한 조화를 이끌어내야 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이제 2년차를 맞이하고 있는 개발사다. 공허한 철학을 내세우기보다 많이 도전하고 부딪히면서 우리만의 정체성을 만들고 싶다. 앞으로도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고 최대한 다양한 게임을 개발할 생각이다.
기자 : 모바일게임 시장이 커지며 창업 물결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허 대표 : 만약 지금 내게 창업을 하겠냐고 묻는다면 많이 망설일 것이다. 오르카가 탄생한 2011년과 지금의 상황은 정말 많이 다르다. 너무 많은 변화가 시장을 뒤덮고 있어 조언을 해주기가 쉽지 않다. 시장의 파이는 전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커졌지만 그만큼 승자독식도 심해졌다. 그러니 인기 게임들의 성적만 보고 쉽게 창업을 결심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대기업과 달리 스타트업은 두 세 개의 게임만 실패해도 생존 자체가 불투명해진다. 수백번 되돌아봐도 망설지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권하고 싶지 않다. 스타트업을 이끈다는 것, 그 안에서 개발을 한다는 건 정말 즐겁다. 하지만 그만큼 스트레스도 심하다. 그 격차에 대한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기자 : 스타트업으로서 앞으로의 다짐이 있다면허 대표 : 글로벌 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게임들이 충분한 인정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유저풀이 크기 때문이겠지만 그 이전에 다채로운 게임이 출시되고 성공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국내 시장은 과거에 비해 저변은 커졌지만 장르 편중 현상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좀 더 다양한 게임이 출시되고 인정받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야지만 제대로 된 성장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오르카는 정말 다양한 게임을 열심히 출시할 것이다. 유저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드린다.
* 허영중 대표 프로필 ●2001 씨엘미디어 대표 ●2005 참텔레콤 기획, 개발 ●2007 컴투스 PD ●2011 오르카 대표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정광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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