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구속영장·재조사 신중 검토 혐의확정땐 집유아닌 실형 가능성
CJ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탈세 의혹에 따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은 이재현 CJ 회장이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법원에서 이 혐의가 확정될 경우 이 회장은 집행유예 없는 실형을 살게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 관계자는 26일 “이 회장이 어제 조사에서 혐의 중 일부를 시인했다”며 “이 회장의 피의자 신문 조서를 바탕으로 이 회장의 혐의를 확정하고 구속영장 발부 여부와 재조사 필요성 등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검찰 조사에서 이 회장은 횡령ㆍ배임 및 조세포탈 혐의 등과 관련해 비자금 조성을 지시한 것은 맞지만 개인적 이익을 위해 사용한 게 아니며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CJ그룹의 주가를 조작한 것도 의도한 범죄가 아니라는 취지로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부터 적용될 대법원의 양형기준에 따르면 이 회장에게 적용되는 혐의의 기본 형량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5∼9년, 주가조작 5∼9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이 각각 5∼8년 등으로 매우 무거운 편이다. 특히 양형기준상 최소 형량이 5년인 만큼 3년 이하의 징역ㆍ금고형에만 선고 가능한 집행유예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그간 비자금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차명재산이었다며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해오던 이 회장이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한 것은 검찰이 확보한 증거자료가 명확해 혐의를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처벌을 피할 수 없는 상태에서 검찰의 구속기소만은 피하고 보자는 생각으로 검찰 조사에 협조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구속영장은 피의자가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을 때’ 발부된다. 이 회장은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할 경우 법원에서 열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도 인정하고 검찰 조사에서 협조적이었다는 점, 증거 인멸의 우려가 낮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이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이 회장을 조사한 피의자 신문 조서, 관련자의 진술 및 압수수색 자료 등을 분석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금융감독원과 홍콩 및 싱가포르 사법당국에 요청한 차명계좌 관련 자료 등 증거자료의 일부를 아직 입수하지 못한 만큼 이를 확보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현 기자/
